[여의나루] 민주, 10월 재보선 포기?
입력 2013-06-05 19:16 수정 2013-06-05 22:04
“아무래도 지도부가 10월 재·보궐선거를 포기한 것 같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이 4일 기자와 만나 언급한 말이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10월 재보선 승리로 제1야당의 위상까지 엿보겠다며 후보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정작 민주당은 너무 한가롭다는 비판이다. 한 중진 의원도 5일 “지도부가 내년 6월 지방선거는 꼭 승리하겠다고 대놓고 장담하지만 10월엔 자신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며 “만약 패배하면 책임을 피하려고 일부러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는 것 같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이 독자 세력화를 선언한 만큼 10월 선거가 야권의 ‘실질적 제1야당’ 쟁탈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야권 텃밭인 호남이 민주당과 안 의원 중 어느 쪽을 택하느냐에 따라 정계개편 바람이 거셀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호남에선 전북 전주 완산을을 비롯한 1∼2곳이 선거 가능 지역으로 꼽힌다. 여기에다 7곳 안팎으로 예상되는 수도권 및 영남, 충청 등에서도 두 진영 간 당선 혹은 2등 싸움이 치열하리라 전망된다.
하지만 민주당은 내년 6월 승리에 포커스를 맞춘 모양새다. 불과 4개월여 뒤에 열리는 10월 선거는 기획단장에 안규백 의원을 선임한 정도고, 아직 1년이나 남은 내년 선거를 위해선 ‘2014 지방선거 기획단’을 출범하고 5개 분과장까지 구성했다. 김한길 대표도 “내년 지방선거는 꼭 승리로 이끌겠다”고 공언했지만 10월 선거는 별 언급이 없는 상태다.
이런 ‘여유’에는 “호남 지역에서 선거구가 나오지 않을 것”이란 안이한 기대감도 깔려 있다. 지도부인 한 재선 의원은 “호남에서 재보선이 치러지면 세간의 모든 관심이 여기로 다 쏠릴 텐데, 이를 잘 알고 있는 재판부가 부담 때문에라도 판결을 늦추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하지만 당내에서 10월 선거 결과에 따라 당 인사들이 안 의원 쪽으로 대거 이탈할 수 있는 상황에서 당이 준비에 더 바짝 나서야 한다는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안규백 의원은 “우리도 전략과 전술, 액션플랜을 갖고 역량 있는 인사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