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일본법인 건물 담보로 ‘팬 재팬’ 200억 추가 대출

입력 2013-06-05 18:23 수정 2013-06-05 22:13

CJ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이재현 회장이 차명 관리한 것으로 보이는 일본 부동산 임대 업체가 CJ일본법인 건물을 담보로 18억엔(200억원 상당)을 추가 대출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검찰은 이 회장이 엔저 현상이 극심했던 2007년 회사 자산을 활용해 부동산 투자를 한 뒤 최소 140억원 이상의 임대수익금을 챙겨 온 것으로 보고 있다.

CJ그룹 일본 지주회사인 CJ재팬 법인장을 지낸 배모씨는 2007년 1월 팬 재팬 명의로 신한은행 도쿄지점에서 21억5000만엔(240억원 상당)을 대출받아 도쿄 아카사카 소재 빌딩을 샀다. 신한은행 측은 팬 재팬 빌딩과 CJ재팬 본사 빌딩을 담보로 잡았다. 당시 팬 재팬은 배씨가 대표였다는 사실 외에는 CJ와 공식적으로는 관련이 없는 회사였다.

그런데 팬 재팬은 7개월 뒤 다시 CJ재팬 본사 건물을 담보로 18억엔(200억원)을 대출받아 아카사카 지역의 5층짜리 건물을 새로 샀다. 2차 대출 조건은 매달 150만엔씩 원금을 갚고, 연 3600만엔의 이자를 내는 것이었다. 두 번째 대출 당시 팬 재팬 대주주는 배씨에서 조세피난처 버진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S인베스트먼트로 바뀌었다. 이곳의 대주주는 CJ글로벌홀딩스(홍콩 지주회사)다.

팬 재팬이 사들인 빌딩 2곳의 연간 임대수익(2006년 기준)이 각각 1억1000만엔(약 12억3000만원) 정도였던 점에 비춰보면 최근까지 140억원대 수익이 났을 것으로 추산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CJ 측이 연대보증까지 서 줬기 때문에 100% CJ 계열사로 생각했다”며 “담보로 잡은 CJ재팬 건물 감정가도 82억엔이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CJ그룹 재무2팀이 ‘차명 대출 및 빌딩 매입’을 진행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4일 배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