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용, 용인·오산 땅 330억대 수상한 차익

입력 2013-06-05 18:23 수정 2013-06-05 22:11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54)씨가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사실이 알려지면서 차남 재용(49)씨가 소유했던 경기도 용인과 오산 땅의 석연찮은 거래에도 의혹이 쏠리고 있다. 재용씨는 오산 땅을 28억원에 외삼촌에게서 산 뒤 2년 만에 400억원에 팔면서 잔금 340억원 대신 용인 땅에 수익권을 설정했다. 이어 이를 매각해 299억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28억원으로 시작한 땅 거래로 몇 년 만에 300억원이 넘는 차익을 남긴 셈이다.

전 전 대통령의 처남인 이창석씨는 2004년 12월 A건설사로부터 경기도 용인 동천동 땅(약 2만1500㎡)의 수익권을 넘겨받았다. A건설사가 이씨 소유의 경기도 오산 양산동 토지를 구입하면서 돈이 모자라 대신 수익권을 설정해 준다는 명목이었다. 재용씨가 전 전 대통령에게 받은 뭉칫돈이 발견돼 증여세 포탈 혐의로 구속되고, 재국씨가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것도 모두 2004년 벌어진 일이다.

2008년 12월 재용씨도 이 땅의 수익권자로 지정됐다. 재용씨와 그의 가족이 주주인 법인 ‘비엘에셋’ 앞으로 수익권 340억원, 비엘에셋이 지분 60%를 소유한 ‘삼원코리아’ 앞으로 500억원이 설정됐다. 이 땅은 지난해 9월 B건설사에 약 488억6000만원에 팔렸다. 3.3㎡당 750만원 정도다. 당시 이 땅의 시세는 1000만원 수준이었다. 재용씨는 매각으로 299억원을 받았다. 일각에선 이 땅에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동원됐다는 소문이 돌자 급하게 싸게 팔아치운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돌았다. B사 관계자는 “재용씨와 이창석씨가 이 땅의 실소유자라는 사실을 소문으로만 들었다. 이씨는 수익권자로 등록이 돼있기 때문에 매매 과정에 관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KT&G가 거액으로 땅을 구입하려 했다’ ‘전 전 대통령 일가의 부동산 비리를 폭로하려는 건설업자에게 입막음용으로 20억원을 건넸다’는 소문도 돌았다.

재용씨가 이 땅의 수익권을 갖게 된 데는 오산 땅 거래가 배경이 됐다. 재용씨는 이씨 소유였던 오산 양산동 땅 일부(약 46만2000㎡)를 2006년 28억원에 샀다. 당시 이 땅의 공시지가는 3.3㎡당 15만2000원이었는데 재용씨는 2만원 꼴에 구입한 셈이다. 당시 재용씨는 한 언론에 “외삼촌(이창석) 회사가 경영난을 겪고 있었는데 이를 해소해 주는 대가로 싼 값에 넘겨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재용씨는 이 땅을 2008년 A사에 400억원을 받고 팔았다. 2년 사이 372억원의 차익을 남긴 셈이다. 이 과정에서 A사는 재용씨에게 60억원만 건네 줬고, 잔금을 담보하기 위해 A사 소유의 용인 땅 수익권 일부를 재용씨에게 넘긴 것이다. 이 땅 인근의 한 부동산 업자는 “당시 이 땅의 시세는 300억 정도였는데 A사가 실제 가치보다 훨씬 더 비싸게 구입한 것”이라며 “전 전 대통령이 자기 땅을 처남을 통해 아들에게 넘겼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는 재용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