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로봇이 경기장 지배할까… 100m 레이스서 英대표 눌러

입력 2013-06-05 18:05

지난 2011년 2월 IBM이 개발한 슈퍼컴퓨터 ‘왓슨’이 미국 TV방송의 퀴즈쇼 프로그램 ‘제퍼디 쇼’에 출연해 인간 퀴즈 달인들을 물리쳐 화제가 됐다. 이번엔 로봇 스프린터가 100m 레이스에서 간발의 차로 인간을 제쳤다.

영국 신문 ‘데일리메일’은 5일(한국시간) 로봇 ‘브라이언’과 영국 단거리대표팀 육상선수 아담 제밀리(19)의 100m 레이스를 소개했다. 영국 첼시 출신의 제밀리는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100m에서 준결승에 진출한 준족이다. 제밀리는 이날 영국 런던 북부 엔필드의 실내트랙에서 레이스를 펼치기에 앞서 멋쩍은 표정으로 브라이언과 악수를 나눴다. 로봇은 “굿 럭, 아담”이라고 인사를 건네는 여유도 부렸다.

스타팅 총성이 울리자 제밀리가 먼저 치고나갔다. 브라이언은 레일 위를 쏜살같이 달려 제밀리를 추격했다. 레이스 중반쯤 제밀리를 따돌린 브라이언은 10초10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두 팔을 치켜든 채 “위닝(이겼다)”이라고 외쳤다. 제밀리의 기록은 10초20.

제밀리는 레이스가 끝난 뒤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브라이언이 빠르다는 얘긴 들었어요. 브라이언이 내게 레이스 제안을 했을 때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또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예선을 앞두고 있어 나 자신을 테스트해 보고 싶었고요. 리우데자네이루에선 로봇들과 대결할 일은 없겠죠.”

지난 2011년 10월 로봇 파이터들의 세계를 그려낸 블록버스터 ‘리얼 스틸’이 개봉돼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900㎏에 2m50이 넘는 거대한 로봇 파이터들은 링 위에서 숨 막히는 승부를 펼쳤다. 과학의 발전으로 로봇의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영화처럼 미래엔 로봇이 인간 대신 링을 점령하고 레이스를 펼치고 축구를 하진 않을까?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