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금요일엔 수다다’ 공동 MC 김태훈·이동진 “영화 홍보, 그걸 넘어서는 방법 고민”

입력 2013-06-05 17:37


매주 토요일 오전, 영화 한 편을 놓고 이러쿵저러쿵 수다 떨던 두 남자가 제대로 뭉쳤다.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44)과 영화 평론가 이동진(45)이 매주 금요일 심야에 SBS TV의 ‘금요일엔 수다다’의 공동 MC를 맡아 본격적인 영화 전문 프로그램을 시작한 것.

두 사람은 그간 SBS에서 토요일 방영하는 ‘접속! 무비월드’의 인기 코너 ‘영화는 수다다’에서 정곡을 찌르면서도 재치 있는 입담으로 시청자의 눈과 귀를 잡아끌었다. 두 사람 덕에 ‘접속! 무비월드’는 고정 시청자 층을 확보하고 광고 완판 대열에 합류하면서 SBS의 ‘효자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연초에 SBS 사내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받기도 했단다.

이들이 만들어가는 영화 수다 프로그램은 뭐가 다를까. 5일 서울 목동의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들은 특유의 입담으로 새로운 영화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

김태훈은 “배우들이 TV 프로그램에 나오면 영화 홍보성 인터뷰를 하거나 살아온 이야기, 특히 루머를 해명하고 면죄부를 받는 것이 패턴화돼 있다”며 “그걸 넘어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18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3회까지 전파를 탔는데 현재까지 만족도는 50%라고 했다.

이동진도 “영화 한 편 개봉하면 주연 배우들이 예능에 나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까지 그걸 반복할 필요는 없다”며 “굉장한 스타를 모시는 것보다 시청자가 잘 모르는 사람이 나오더라도 깊거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래도 꼭 출연시키고 싶은 게스트를 묻자 이동진은 “영화를 좋아하지만 영화인이 아닌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소설가 김영하, 발레리나 김주원, 가수 윤상을 거명했다. 세 사람 모두 영화에 관한 자기취향과 확고한 생각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두 사람은 지난 7년간 여러 프로그램에서 호흡을 맞춰 왔다. 이동진은 “연기를 잘 못하는 배우도 송강호와 둘이 연기를 하면 평소보다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데 내가 그런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7년간 여러 프로그램을 하다 보면 싸울 수도 있는데 얼굴 찡그려 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덧붙였다. 김태훈은 “방송하다 생각이 안 나거나 막힐 때 ‘저 배우 누구죠’ 하면서 (이동진에게) 무조건 던진다. 어떻게 던져도 받아준다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영화를 놓고 수다를 떠는 게 지겹거나 힘들진 않을까. 김태훈은 “좋은 영화를 보면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 그게 영화 이야기를 계속 하게 만드는 동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