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목사의 시편] 창조적인 ‘콩 한 쪽 나누어먹기’
입력 2013-06-05 17:56
최근 국내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는 ‘조세피난처의 페이퍼컴퍼니’ 논란 속에는 우리나라 굴지의 몇몇 대기업 경영진을 비롯한 각계 유명 인사들이 대거 연루돼 있다. 최악의 구직난 속에서도 시장의 불안정성 등을 이유로 고용창출에 소극적이었던 대기업들은 난감해졌고, 급기야 이 논란에 연루된 한 대기업 총수는 며칠 전 사내 직원들에게 사과의 이메일을 발송했다. 결국 우리나라 국민들이 사회지도층을 좀처럼 신뢰하지 못하는 ‘콩가루 집안’ 현상은 기본적으로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해이와 이기주의가 빚어낸 부작용이다.
이러한 ‘콩가루 집안’ 현상을 극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바로 상황이 어려울수록 더욱 적극적으로 ‘콩 한 쪽도 나누어먹는 것’이다. 얼마 전 한 TV 방송 프로그램은 자동차 휠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한 강소기업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소개했다. 4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이 기업이 최근 주목받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 회사의 3무(無)정책, 즉 해고가 없고, 비정규직이 없고, 노사분규가 없다는 점이다. 이것은 경영진과 노동자들 사이의 신뢰도가 매우 높고 친밀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러한 노사 간의 굳은 신뢰는 최근 극심한 경제위기 속에서도 약 1000명의 신규 고용을 가능하게 만든 원동력이 됐다(고용노동부로부터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에 2년 연속 선정). 이 사례는 고용창출의 문제가 기업과 시장의 상황뿐만 아니라 경영인들의 의지와 노력에 의해서도 크게 좌우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막대한 현금 자산을 비축하고 있는 대기업들은 더 이상 미래경영의 불확실성을 핑계로 삼지 말고 신규 고용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기업들이 무작정 고용을 늘이는 것만이 ‘콩 한 쪽 나누어먹기’는 아니다. 그렇게 되면 소위 대기업으로의 쏠림현상이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기존의 기업들이 유망한 창업지원자들에게 자본과 성공 노하우를 제공하고, 그들이 허망하게 쓰러지지 않도록 돕는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 학생들의 창업을 적극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한 미국 스탠퍼드대는 1930년대 이후 이 대학 출신들이 창업한 기업이 3만9900개, 창출한 일자리가 540만개, 그리고 동문기업들의 연매출은 약 3000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외에도 많은 세계적인 대학과 기업들이 미래의 기업들을 위한 ‘창업학교’이자 ‘인큐베이터’를 자처하고 있다.
현재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교회가 재도약하는 근본 해법도 기존의 교회들이 미래세대를 위해 영적 ‘창업학교’이자 ‘인큐베이터’가 되는 것이다. 즉 미래세대가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새로운 분야의 사역들을 계속 창출해내도록 격려와 후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고, 미래의 사역자들이 달콤한 유혹과 모진 시련 앞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도록 그들을 보호하는 영적 버팀목과 울타리가 돼주어야 한다. 미래세대를 위해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교회가 ‘기쁨으로 거두는’ 복도 받는다.
<꿈의교회>
김학중 목사의 Facebook: facebook.com/dreamhak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