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오늘의 목회자
입력 2013-06-05 17:12
에베소서 4장 11∼12절
역사 이래 교회는 끊임없이 위기와 도전에 직면해 왔지만 오늘날의 한국교회처럼 내우외환에 시달린 적은 없습니다. 밖으로는 신천지, 하나님의교회 같은 이단이 교회와 목회자에 큰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새 성도가 오면 ‘저 사람이 혹시 교회를 혼란스럽게 하려고 온 이단은 아닌지’ 의심부터 하게 됩니다. 또 교회와 목회자를 대하는 사회의 싸늘한 반응은 목회자들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내적으로는 세속화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교인들의 믿음은 힘을 잃어가고 교인 수도 점점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의 목회자는 어떤 모습으로 서야 할까요.
첫째, 다시 한번 소명과 사명의식을 새롭게 가져야 합니다. 오늘 본문을 보면 그가 우리를 목사와 교사로, 다양한 직분자로 부르시고 세우셨습니다. 나를 이 시대 목사로 부르신 분이 주님이시라는 것을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마태복음 4장 23절과 9장 36절에는 예수님의 3대 사역이 나옵니다. 가르치시고,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시고, 온갖 약한 자들을 고치시고 온전케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하나님 본체(빌 2:6)로서 친히 육신을 입으시고 이 땅에 오셔서 인류구원 역사를 이루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시고 승천하시면서 이 3대 사역을 사도들에게 위탁하셨습니다. 역사적 교회가 2000년 동안 이 위대한 사역을 위탁받아서 주님 오실 때까지 계속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목회자로 부름 받은 것도 이 위탁받은 사역을 하라고 부름 받은 것입니다(딤전 1:12). 이 같은 소명의 근원을 인식해야 합니다. 오늘 내가 목회하고 있는 것이 전적으로 주님의 부르심과 은혜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만 합니다. 주님의 이 부르심에 감사하는 마음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둘째, 목사로 세우신 목적과 자기 정체성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내가 사람의 종이 아니라 주의 종이라는 분명한 정체성을 가지고 주님이 나에게 맡겨준 사명이 무엇인가를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주님이 우리를 목사로 세우신 목적이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교회)을 세우려 하심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이 제자훈련의 핵심입니다. 즉 그리스도의 성숙한 제자를 통한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먼저 우리가 장성한 그리스도인이 돼서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행하며 성숙한 일꾼이 돼야 합니다. 이 두 가지의 분명한 목회의 목표와 방향이 서야만 바른 목회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세워지지 않는다면 우리의 목회는 잘못된 동기의 교회사역이 될 수밖에 없으며, 결코 주님이 기뻐하시는 건강한 목회를 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셋째, 오늘의 목회자는 시대의 신음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이 시대 절망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의 많은 청소년들이 게임 중독에 빠지고 폭력성과 이기적인 심성을 드러냅니다. 또 청년들 중에선 직장이나 결혼 등 불안한 미래를 염려하며 방황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기성세대는 기성세대대로 암담한 노후에 대한 걱정으로 희망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목회자는 이들의 탄식과 신음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하며, 절망하는 이들에게 ‘생명의 떡’인 예수님의 가르침을 전해줘 새로운 생명의 길로 인도하고 영적인 위로자가 돼야 할 것입니다.
김광연 서울 성은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