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스톱 약세는 계속… 한국증시 호재로 작용 전망

입력 2013-06-04 19:18

달러 당 엔화환율 100엔선이 붕괴되면서 일단 엔저(低) 현상에 제동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엔·달러 환율이 100엔 언저리에 머물면서 약세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99엔대 중반까지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이 100엔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달 9일 이후 처음이다. 엔·달러 환율은 그동안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 우려와 엔화 약세 등이 겹치면서 상승일로를 달렸다. 그러나 미국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악화됐고 아베노믹스로 인해 엔화 자체의 변동성마저 높아지면서 출렁거리고 있다.

이런 현상은 한국 증시에는 단기적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수출업종을 중심으로 가치가 재평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달러당 99엔이냐 100엔이냐는 사실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심리적 측면에서 현대차 등 저평가됐던 기업이나 업종에는 개선의 의미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역시 하락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출구전략 우려로 강세를 보였던 달러화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약세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최근 달러·엔 환율과 동조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미국 달러화 강세와 엔저 기조가 마감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에 따라 원·달러나 엔·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변동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엔·달러 환율이 100엔 이하로 급속히 하락하기보다는 100엔 언저리에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