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반정부시위 상징 등장… 빨간 드레스 여인의 수난
입력 2013-06-04 19:03 수정 2013-06-05 00:25
‘빨간 옷의 여인’이 터키 반정부 시위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 터키에서 소셜미디어는 물론 시위대의 피켓에 자주 등장하는 사진 한 장이 있다. 빨간 드레스를 입은 한 여성이 터키 경찰이 쏘는 최루가스를 맞고 있는 모습이다. 이스탄불 시위 현장에서 만난 한 여대생은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사진은 이번 시위의 핵심을 압축하고 있다”면서 “가치가 있다고 믿는 것을 지키려는 국민과 평화로운 시위대를 향한 경찰의 폭력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위에는 여성들이 주축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위 현장에서는 ‘빨간 옷의 여인’이 그려진 사진과 함께 “(물대포와 최루탄을) 더 많이 뿌릴수록 우리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슬로건이 자주 등장한다.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은 상당수가 빨간 스카프를 두르거나 빨간 옷을 입고 있다.
시위 확산과 더불어 강경 진압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난이 거세지자 뷸렌트 아른츠 터키 부총리는 4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탁심광장의 공원 재개발에 반대한 최초 시위는 정당하고 애국적”이라며 “부상한 시위대에 사과한다”고 밝혔다. “터키의 봄은 없다”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의 강경 발언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이런 가운데 남부 하타이주에서 22세 청년이 총에 맞아 숨지면서 시위와 관련된 사망자는 2명으로 늘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