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괴물’ 울린 개티스… 두달연속 신인왕
입력 2013-06-04 18:49
류현진(26·LA 다저스)이 또다시 ‘이달의 신인’에서 밀렸다. 4월에 이어 5월에도 내셔널리그 ‘이달의 신인’은 애틀란타의 포수 에반 개티스였다. 5월 22경기에서 타율 0.317, 6홈런, 16타점을 기록한 개티스는 신인 투수 가운데 류현진을 제치고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셸비 밀러(세인트루이스)마저 제쳤다. 그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실력과 함께 가슴 짠한 인생사를 앞세워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신인이라고 하기엔 비교적 많은 나이인 27살인 그는 멀고 먼 길을 돌아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텍사스주 고교 무대를 평정했던 그는 졸업반이었던 2005년 메이저리거들을 다수 배출한 텍사스A&M 대학으로부터 야구 장학금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우울증 때문에 마리화나와 알코올에 의존하고 있었던 탓에 도핑에서 걸릴까봐 입단을 포기했다. 하지만 어머니의 손에 끌려 재활 치료소에 입원한 뒤 삶에 대한 의욕을 되찾았다. 이후 그는 여러 곳을 떠돌아다니면서 주차장 직원을 시작으로 트럭 세일즈맨, 피자 배달부, 청소부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4년 넘는 방황 끝에 그의 마음속에서 비로소 야구에 대한 열망이 피어올랐다. 그는 대학 야구팀 코치로 있는 이복형의 도움으로 야구를 다시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애틀랜타로부터 23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2011년 애틀랜타 산하 싱글A와 더블A에서 4할에 가까운 높은 타율을 기록한 그는 올 시즌 주전 포수인 브라이언 맥켄의 부상을 틈타 개막 로스터에 포함됐다.
오랜 방황 끝에 천금같은 기회를 잡은 그는 현재 빠르게 진화중이다. 4월 ‘이달의 신인’을 수상할 때만 하더라도 타자로서의 정확성과 포수로서의 완성도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으나 5월엔 그런 지적조차 없었다. 주전 포수 맥켄이 최근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그는 포수에서 외야수로 변신해 여전히 주전으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인생 역전 드라마를 쓰고 있는 개티스의 거침없는 진군이 어디까지 갈지 관심이다. 그리고 류현진이 그런 그를 넘어 메이저리그 신인왕을 차지할 수 있을지도 우리의 관심사가 됐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