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조 합참·팡펑후이 총참모장 베이징서 회담… 한·중 군사분야 전략협의체 만든다

입력 2013-06-04 18:36 수정 2013-06-04 22:36


정승조 합참의장과 팡펑후이(房峰輝)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은 4일 베이징시내 국방부 청사 ‘8·1 다러우(大樓)’에서 한·중 군사회담을 갖고 양국 간 군사협력체제 강화를 위해 전략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정 합참의장과 팡 총참모장은 특히 양국 국방부 간 곧 설치될 군사 핫라인을 통해 서로 긴밀한 의사소통을 해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양국 간 군 고위급 교류를 더욱 확대키로 했다.

양측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이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양국 간 군사교류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공유했다.

양측은 한·중 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에 걸맞게 군사 분야에서도 협력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이처럼 진일보한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한국 측 관계자는 전했다. 더욱이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에 6·25 전쟁 당시 적국이었던 중국과 군사 교류를 강화하기로 했다는 사실은 큰 의미가 있다고 이 관계자는 강조했다.

이번 회담은 이달 말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 방중을 앞두고 군사 분야에서도 양국 간 협력을 한 단계 높이기로 했다는 측면에서 주목된다. 한국 합참의장은 2007년 이후 6년 만에 중국을 방문해 군사회담을 가졌다.

전략협의체에는 합참 전략기획부장(소장)과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전략기획부장(소장)이 참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양국 간 군사 현안을 긴밀하게 논의하게 된다.

양국 간 군사 핫라인과 관련해서는 팡 총참모장이 “중국과 미국 국방부 간 설치된 군사 핫라인을 통해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과 두 차례 의사소통을 하기도 했다”며 한·중 합참의장 간 별도의 핫라인을 둘 필요성은 없다는 견해를 보였다.

한국과 중국은 양국 국방부 간 핫라인 설치에 이미 합의한 상태로 현재 실무대표단이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군 고위급 교류 확대를 위해서는 한국 측에서 해군 참모총장, 공군 참모총장이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고, 중국 측에서는 치젠궈(戚建國)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이 다음 달 한국을 방문해 ‘제3차 국방 전략대화’에 참가할 예정이다.

정 합참의장과 팡 총참모장은 이번 회담에 대해 “새로운 양국 군사관계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내년 한·중 군사회담은 서울에서 열리게 된다.

중국군 총참모부 초청을 받은 정 합참의장을 비롯한 합참 군사대표단은 이번에 처음으로 C-130 군용기를 타고 중국을 방문했다. 합참 관계자는 “군 고위급 인사가 다른 나라를 방문할 때 군용기를 타고 가는 것은 매우 민감한 문제”라며 “상호 신뢰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