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옥중 최태원 회장, 아파도 소문날까 쉬쉬

입력 2013-06-04 18:31 수정 2013-06-04 22:08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최태원 SK㈜ 회장이 요통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이 사실이 잘못 전달될 경우 부정적 여론이 조성될 수 있다고 보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태다.

계열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최 회장은 4일로 수감 125일을 맞는다.

재계와 SK, 법조계 인사들에 따르면 최 회장은 넉 달 넘는 수감생활로 인해 허리 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체중이 조금 많이 나갔던 최 회장은 수감 전에도 허리가 안 좋았다”면서 “구치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면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허리 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 관계자는 “건강하게 지내도 수감생활이 힘들 텐데 허리까지 아프다니 걱정”이라며 “허리 디스크는 확실히 아닌데, 요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SK의 고민은 따로 있다. 사회적 영향력을 지닌 인사들이 수감생활 중 병을 이유로 특혜를 받는다는 부정적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병인 당뇨와 호흡곤란 증세 등으로 형 집행정지가 결정됐을 때도 “재벌 회장들은 감옥만 가면 왜 아프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끊이질 않았다.

SK는 최 회장이 정말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는데 형 집행정지를 노리고 꾀병을 부린다는 식의 의혹이 제기될까봐 우려하고 있다. 특히 항소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 긴장의 강도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허리도 아픈데 올여름은 더위까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에 SK 관계자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만 간다.

서울구치소 관계자는 “특정 수감자의 치료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구치소 내에 의원급 시설과 의사들이 있다”면서 “구치소에서 치료가 어려운 위중한 환자일 경우 의사가 판단해 관내 연계된 병원으로 후송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