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모의평가 ‘선택형’ 시험대에… 학원가 “대학별 B형 가산점 조절할 듯”

입력 2013-06-04 18:08


올해 도입된 A/B 수준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5일 치러지는 모의평가에서 처음으로 시험대에 오른다. 이번 모의평가는 재학생과 재수생이 실제 수능과 동일한 방식으로 치르는 첫 시험이다. 입시 당국은 올 초 주요 대학 입학처장들이 수준별 수능 유보를 주장하면서 큰 홍역을 치른 만큼 이번 모의평가를 기점으로 준비부족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지 않을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14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실시 계획을 4일 발표했다. 이번 모의평가는 전국 2118개 고교와 258개 학원에서 재학생 57만2577명, 재수생 7만3383명 등 64만5960명이 치른다. 수능 출제 기관인 평가원이 11월 7일 본 수능을 앞두고 6월과 9월 두 차례 실시하는 공식 모의평가 중 첫 시험이다.

수준별 수능 도입으로 1∼3교시 국어·수학·영어 영역 시험이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으로 구분돼 진행된다. 특히 이번 모의평가 성적은 오는 9월 4일부터 시작되는 수시 지원의 가늠자로 수험생 입장에서는 단순한 연습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최대 관심은 역시 난이도다. 올해 수능부터는 B형을 선택한 수험생에게 대학별로 가산점을 부여한다. 수능 난이도가 예년에 비해 중요해진 것이다. 실력과 무관하게 A/B 선택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동안 난이도의 기준으로 제시돼 왔던 ‘영역별 만점자 1%’ 목표치도 수준별 수능 도입으로 폐기됐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대입이 안갯속일 수밖에 없다. 교육부 관계자는 “(바뀐 수능 체제에서는) 전년도같이 만점자 1% 같은 기준은 없다”면서 “B형은 예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조금 어렵게, A형은 조금 쉽게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모의평가는 입시 당국의 수준별 수능에 대한 준비상태를 보여줄 전망이다. 통상 6월과 9월 치르는 모의평가를 토대로 난이도 등 수능 준비를 해왔으나 올해는 변수가 많아 실제로 입시 당국이 통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미 지난달 30일 입시 당국은 “올해 대입에서 학과가 통폐합되는 불가피한 사유를 제외하고 입시안 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지난해 말 약속을 어기고 32개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하면서 신뢰도에 금이 갔다.

학원가에서는 이번 모의평가 이후 대학별로 B형 선택에 따라 주는 가산점을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더 이상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학원가는 “워낙 변수가 많아 알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