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인텔 구원투수로 나섰다

입력 2013-06-04 17:31

삼성전자가 쓰러져가는 인텔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신형 태블릿PC ‘갤럭시탭3 10.1’에 인텔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사용하기로 했다”면서 “모바일 분야에서 고전하는 인텔에는 의미 있는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이달 중 출시되는 신제품 가운데 ‘갤럭시탭3 8’은 기존처럼 영국 ARM의 설계를 바탕으로 한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AP를 사용한 데 반해 10.1 제품은 인텔의 아톰 프로세서를 사용한다. 레노버나 ZTE 등 중국 기업이 인텔 AP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선보인 적은 있지만 삼성 같은 메이저 기업이 인텔 제품을 채택한 것은 처음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텔은 모바일 시장 진출이 늦어지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아톰 프로세스를 출시하며 모바일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ARM 기반의 AP에 비해 전력 효율성 등 성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태블릿PC 판매량은 1년 전에 비해 142% 성장한 반면 노프북 판매량은 27% 감소했다. 인텔이 노트북과 PC가 아니라 모바일 시장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인텔은 태블릿PC 외에도 삼성전자 스마트폰에도 아톰 프로세스를 공급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FT는 지난달 폴 오텔리니의 뒤를 이어 최고경영자(CEO)가 된 브라이언 크르자니크에게 이번 삼성전자와의 협업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인텔 AP 사용 발표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3일 런던 시장에서 ARM의 주가는 7% 급락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