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의 시편] 노르망디 상륙작전

입력 2013-06-04 17:26


내일(6일)은 우리나라에서는 현충일이지만 세계 제2차대전을 치른 연합국에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1944년 6월 6일 개시한 연합군의 북유럽 상륙을 성공시킨 이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독일에 결정타를 날려 2차대전을 연합군의 승리로 마무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 작전은 노르망디 해안을 지키던 독일의 롬멜 장군이 자기 아내의 생일잔치에 참석하기 위해 6월 5일 독일로 떠난 다음날 아침에 개시됐습니다. 롬멜은 보고를 받고 급히 돌아와 응전했지만 막아내기 힘들었습니다. 독일군이 예상하지 못한 때, 예상 못한 곳을 노린 기습작전이 성공한 것입니다.

당시 독일군은 이 해안을 천연적 요새라고 생각했고 엄청난 화력을 집중시켰습니다. 따라서 이곳으로 상륙을 하기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었습니다. 바로 이것을 연합군은 노렸습니다. 노르망디보다 더 어렵다고 판단된 인천상륙작전을 감행해 6·25전쟁에서 극적 반격 기회를 만들었던 맥아더 장군은 그 작전을 반대하던 사람들에게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회상키시면서 설득했다고 합니다. 이런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연합국들은 오늘날도 기념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가 전쟁이 시작된 날인 6월 25일을 기념하는 것과는 양상이 다릅니다. 우리는 이날을 기념하면서 주먹을 불끈 쥐지만 이들은 전쟁에서 승기를 잡은 그 작전과 그날을 기념하며 즐거워하는 것입니다. 우리 가운데 전쟁이 발발한 6월 25일은 기억하지만 그 전쟁의 위기를 극복하고 반격의 기회를 만들어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한 인천상륙작전이 단행된 9월 15일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불행한 일이 닥친 것을 기억하기보다 그것을 극복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사건을 기념하는 것이 더 지혜로운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들은 아픈 사건이나 날들을 잊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그것을 극복한 계기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기억하고 감사하며 살면 좋겠습니다.

아프고 슬픈 것을 기억하면 왠지 삶이 고통스럽지 않을까요. 그러나 그것을 극복한 날이나 그 사건을 기억하면 감사할 수 있고 더 힘 있게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들에게도 좋은 추억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불행한 사건이 일어났어도 그중에서 좋았던 것을 골라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또 좋은 추억을 적극적으로 만들고 일부러 그 기억을 자주 떠올리는 것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일 것입니다.

우리 기독교인의 바른 자세는 아담의 타락보다 그것을 치유하신 주님의 은혜를 기억하는 것이며 예수님의 죽음보다 부활을 기억하며 그것을 기뻐하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신앙을 갖는 것입니다.

<산정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