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맥, 전극도자 절제술로 완치 가능”

입력 2013-06-03 20:04


40대 초반 직장인 황모 씨는 가만히 있어도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고 식은땀을 흘리는 일이 잦았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은 데다 신경이 예민해서 그렇겠거니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넘겨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났을 때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약간의 통증이 동반될 정도로 심장의 두근거림이 심해져서 병원을 찾은 결과 부정맥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보통 부정맥이란 정상적이지 않은 맥박을 모두 일컫는 말입니다. 부정맥 환자들은 흔히 맥박이 빠른 것 같다거나 느린 것 같다, 또는 불규칙하게 느껴진다, 맥이 빠지는 것 같다 등의 증상을 호소합니다. 이로 인해 어지럼증, 가슴 답답함, 호흡 곤란 등의 증상까지 느낄 수 있으며 심한 경우는 실신, 돌연사 및 중풍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박경민 건국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부정맥에 대해 이같이 설명하고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전문 진료의를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정맥의 사전적인 의미는 맥박의 리듬이 빨라졌다가 늦어졌다가 하는 불규칙한 상태를 말한다. 보통 성인의 정상 맥박수는 분당 60에서 100회 정도인데 이보다 느리면 서맥, 빠르면 빈맥이라고 한다. 다른 표현으로 정상적인 심장전도계를 통해 전도되는 맥박 이외의 모든 맥을 부정맥이라고 한다.

박경민 교수는 “서맥이 있는 경우에는 두통, 어지럼증, 가슴 통증 및 실신의 증상이 주로 나타나고, 빈맥의 경우 심계항진, 호흡곤란, 흉통, 어지럼증 등을 보일 수 있으며, 맥박이 아주 빠른 경우 실신 및 돌연사까지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부정맥을 확실히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은 부정맥 유발 당시에 심전도 검사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부정맥이 지속되지 않는 경우에는 심전도만으로 진단을 내리기 어렵기 때문에 24시간 또는 그 이상의 홀터 심전도 기록검사, 부정맥 사건 기록기 및 리빌이라는 체내 삽입형 부정맥 기록기 등을 사용해 부정맥의 종류를 진단할 수 있다. 증상은 자주 있으나 이런 방법으로도 부정맥을 진단할 수 없다면 입원한 상태에서 전기생리학 검사를 시행해 부정맥을 확인할 수도 있다.

부정맥을 치료하려면 어떤 종류의 부정맥인지를 정확히 진단한 후에 어떤 치료법이 가장 효과적인지, 발생 원인이나 유발 원인은 없는지, 부정맥의 재발 방지를 위해 예방 치료가 필요한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부정맥 치료법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전극도자 절제술은 심장 내에 위치한 전극도자를 통해 라디오주파전류를 방출해 국소적인 조직괴사를 일으켜서 부정맥 발생부위를 없애거나 회귀회로를 절제하는 방식이다. 박 교수는 “항부정맥제는 장기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으나 전극도자 절제술은 성공(성공률 90∼95%)하면 완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시술의 적응증으로는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 심방빈맥 심방조동 심방세동 심실빈맥 등이 있으며, 이 중 심방세동 및 조동의 경우 시술의 성공을 높이기 위해 최근 3-dimensional mapping system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증상이 있어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증상이 사라져 진단을 받지 않고 돌아가는 경우가 발생할 정도로 부정맥의 증상은 불규칙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증상 발생 시 자가 진단을 삼가고 반드시 전문 의료진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2008년부터 부정맥 환자들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박경민의 부정맥 상담실(www.heartarrhythmia.co.kr)’을 통해 부정맥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환자들의 궁금증도 풀어주고 있다.

이영수 쿠키뉴스 기자 jun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