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질환, 수술만이 최선의 방법 아니다”

입력 2013-06-03 19:54


“내가 허리디스크 환자라면 절대 수술하지 않을 겁니다. 척추질환에 있어 수술은 최선의 선택이 아니에요. 가능한 한 수술하지 않고 낫는 방법을 강구해야지요.”

신명주(사진) 강서연세바른병원 원장은 자신을 ‘수술하지 않는 의사’, ‘칼을 대지 않는 의사’라고 소개한다. 실제 신 원장은 우리나라 단일의사로는 가장 많은 2만 례 이상의 척추 비수술 치료 경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신 원장은 최근의 척추 비수술 치료 논란에 대해 “비수술 치료는 수술적 치료와 대립되는 개념이 아닌 상호보완적인 개념으로 봐야 한다”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

신 원장은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검사해 보면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환자는 5% 미만이고 90% 이상은 수술하지 않고도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며 “척추질환은 1차적으로 비수술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낫다. 실제 임상에서도 수술 이상의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원장은 척추 비수술 치료의 장점으로 정상적인 부분을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보다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신 원장은 “이전엔 척추가 손상되면 대부분 수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수술은 얻는 것이 있는 만큼 잃는 것도 많다”며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병소 부위만 간단히 치료할 수 있는 시술법 또한 크게 발전하고 있으므로 정확한 검사를 통해 비수술 치료가 가능한지 확인한 후 자신에게 맞는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척추 비수술 치료법은 척추경막외신경성형술, 꼬리뼈내시경레이저시술, 고주파수핵감압술 등 크게 3가지다. 이 치료법들은 척추 절개 없이 병소에 1∼1.5㎜의 관(카테터)을 주사처럼 찔러 넣어 시술하는 방법으로 특수약물이나 고주파 등으로 튀어나온 디스크를 수축, 응고시키거나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일으키는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주고 유착이 생긴 부분을 박리, 제거해 염증과 부기를 가라앉힌다.

기존 수술과 달리 절개 부위가 매우 작아 근육, 신경 등 주변조직의 손상과 부작용이 적고 수술 후 상처가 거의 없다. 또 국소마취를 하기 때문에 시술 후 회복이 빠르다. 시술시간도 20분 내외이고 시술 후 2∼3시간 안정을 취하면 바로 퇴원도 가능하다. 특히 당뇨, 심장질환, 고혈압 등을 가진 만성질환자나 고령환자, 기존 척추수술 후에도 통증이 있는 환자, 수술에 두려움을 가진 환자들에게 적합하다. 척추 비수술 치료는 이처럼 진료시간 단축, 환자만족도 증가 등 많은 장점이 있지만 시술이 안전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의료진의 풍부한 시술 경험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환자마다 다른 디스크 상태와 염증, 유착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정확한 시술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허리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을 만나보면 수술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때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는 것이 비수술 치료이다. 무턱대고 수술을 하게 되면 멀쩡한 조직을 손상시킬 수도 있고 다른 부위에 그만큼 부하가 걸리게 되므로 무조건 수술을 권할 일은 아니다.” 신 원장은 다음달 이러한 자신의 비수술 치료 경험담을 실제 환자 케이스를 예로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한 척추건강 지침서를 펴낼 예정이다.

박주호 쿠키뉴스 기자 epi0212@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