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린성 닭 공장 불 119명 숨져… 12년 만의 최악 참사 전망

입력 2013-06-03 19:17 수정 2013-06-04 00:33

중국 지린(吉林)성 더후이(德惠)시에 있는 대형 양계·닭 가공공장에서 3일 새벽 화재가 발생해 이날 저녁까지 119명이 숨졌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2000년 12월 309명의 목숨을 앗아간 허난성 뤄양 백화점 화재 이후 12년6개월여 만에 최악의 화재 참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카리브해 연안국들을 순방 중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대형 화재 사고 보고를 받고 “전력을 다해 구조작업을 벌여 인명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신문사 등은 화재 원인을 암모니아가스 유출에 따른 폭발로 추정했다. 불은 이날 새벽 6시6분 더후이시 미사쯔(米沙子)진에 있는 바오위안펑(寶源豊) 가금류 유한회사 공장에서 났다.

신화통신 등은 사망자 외에 부상자가 50여명에 달한다고 화재 현장 지휘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중국신문사는 화재 당시 공장에서는 야간 근무조 300여명이 작업 중이었다고 보도했다. 닭 가공공장 내에 물이 많아 감전으로 사망한 노동자도 꽤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불이 나자 동시에 현장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이 출구로 몰리면서 서로 밟히는 사고도 발생했다고 중국신문사는 전했다. 복잡하게 얽힌 내부 구조와 좁은 통로로 인해 구조작업도 더디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네 주민들은 화재 발생 당시 공장에서 세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CCTV 화면으로 본 불이 난 공장은 콘크리트 벽체에 철제 지붕으로 만들어진 허름한 구조였다.

화재 현장에는 창춘(長春) 소방대 소속 소방차 70여대가 긴급 출동, 오전 10시쯤 불길을 잡는 데 성공했다. 경찰은 유독가스 추가 폭발 가능성에 대비해 화재 현장 주변 1㎞ 이내에 사는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화재가 발생한 회사는 지난 2009년 9월 문을 연 이후 사료 생산과 병아리 부화, 양계, 도축, 가공, 판매 등 사업을 해왔다. 전체 직원 수는 1200여명에 달한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