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반군-헤즈볼라 교전 레바논으로 확전
입력 2013-06-03 19:17 수정 2013-06-03 00:34
시리아 사태가 반군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의 교전으로 확산되며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헤즈볼라 무장대원과 시리아 반군이 2일(현지시간) 국경지대에서 교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최소 11명이 숨졌다고 레바논 보안 소식통이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전쟁하던 당시 국내 지지를 얻었지만 시리아의 독재 정권을 위해 싸우는 현재는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헤즈볼라는 2006년 이스라엘과 34일간 전쟁을 벌이며 레바논 영토를 지켰다는 애국주의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
서방 세계가 테러 단체로 지정한 헤즈볼라는 레바논의 정당이자 복지 사업을 이끄는 조직이기도 하다. 두 얼굴을 가진 테러 집단인 셈이다. 헤즈볼라는 의회 128석 가운데 12석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1943년 제정된 ‘국민 협약’에 근거한 것이다. 당시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레바논은 다양한 종교 세력이 갈등을 일으키지 않게 정치권력을 기계적으로 분할했다. 대통령은 기독교, 총리는 수니 무슬림, 국회의장은 시아 무슬림에서 나오도록 한다는 약속이다. 의석 배분 또한 종파별 인구 비율에 따라 나눴다.
헤즈볼라가 레바논 시아파들의 지지를 받는 데는 저소득층을 위한 학교, 병원 등의 복지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레바논에서는 기독교인이 부유한 반면 강경 이슬람 성향인 시아파 주민들은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에 속한다. 헤즈볼라는 이란 등에서 받은 자금으로 값싼 복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이자 집권당인 하마스가 복지 사업으로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이런 측면과 달리 국제사회에서 자살 폭탄을 터뜨리고 국내에서는 정적을 납치하는 등 테러리스트로서의 면모도 강하다. 1983년 10월 23일 헤즈볼라 무장대원이 수도 베이루트에 있는 미국 해병대사령부 건물에 약 1만2000파운드의 폭약을 실은 벤츠 트럭을 몰고 돌진, 미군 241명이 사망했다. 1992년 3월 17일에는 유사한 방법으로 주 아르헨티나 이스라엘 대사관을 침입해 29명을 죽였다.
박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