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애니원 리더 씨엘 첫 솔로 싱글 ‘나쁜 기집애’, 거물들 귀환에 당당히 맞서 인기몰이
입력 2013-06-04 00:02
올봄 가요계엔 대형 가수들 복귀가 잇달았다. 싸이를 시작으로 조용필, 신화, 이효리 등이 차례로 새 음반을 발표했다. 이들은 각종 음원차트 정상을 차례로 석권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반면 아이돌의 기세는 예년만 못했다. 거물급 가수들의 화려한 귀환에 묻혀 상당수 아이돌은 히트작 기근에 시달렸다.
하지만 최근 한 아이돌 가수 신곡이 발표되자마자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다. 바로 걸그룹 투애니원의 리더 씨엘(본명 이채린·22)의 첫 솔로 싱글 ‘나쁜 기집애’다. 2009년 데뷔한 투애니원을 최정상급 그룹으로 이끄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씨엘은 개성 넘치는 음악으로 명성을 입증해냈다.
3일 서울 서교동 한 카페에서 씨엘을 만났다. 그는 “솔로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했는데 이제야 (첫 솔로곡이) 나오게 됐다”며 웃음을 지었다. “사실 솔로곡 준비를 본격적으로 한 건 얼마 안됐어요. 한 달 전에 갑자기 사장님(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이 ‘솔로 음반 내보자’고 하셔서 음반을 준비하게 됐죠. 저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노래로 활동하게 돼 정말 만족스러워요(웃음).”
‘나쁜 기집애’는 느린 힙합 비트에 씨엘의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랩이 어우러진 노래다. ‘난 나쁜 기집애’라는 중독성 강한 후렴구가 인상적이다. 음악은 씨엘이 프로듀서인 테디(본명 박홍준·35)와 나눈 대화가 단초가 돼 만들어졌다. “예전에 테디 오빠랑 말장난을 하다 ‘나쁜 기집애’라는 단어가 나왔는데 느낌이 좋더라고요. 그때 오빠가 ‘나중에 네가 솔로 활동을 하게 되면 ‘나쁜 기집애’ 단어가 들어간 음악으로 활동하면 좋겠다’고 하셨죠. 그걸 기억했다 이번에 만들게 된 거예요.”
무대에선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씨엘이지만 평소 생활은 무대 모습과 많이 다르다고 했다. 그는 “씨엘과 (본명인) 채린을 구분해서 살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클럽에도 많이 다니고 노는 것도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사실 저는 노는 걸 싫어해요(웃음). 이 일(음악)을 할 때만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에요. 쉬는 날엔 요리하는 게 취미이고요. 혼자 있을 때만큼은 씨엘이 아닌 ‘채린’으로 살고 싶어요. 물론 무대에선 철저하게 씨엘이고 싶고요.”
씨엘은 솔로 활동에 시동을 건 만큼 솔로 가수로서의 포부도 밝혔다. 이번엔 한 곡만 수록된 싱글 음반이지만 언젠가는 자신의 다양한 색깔을 녹여낸 정규 앨범을 내놓고 싶다는 것이다.
“전 록이나 리듬앤블루스(R&B) 음악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물론 힙합이 기본이 되겠지만, 앞으로 다양한 색깔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아직은 ‘투애니원의 씨엘’이지만 언젠가 그냥 ‘씨엘’로도 인정받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웃음).”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