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10년간 위조부품 1만4천개… 원안위, 2013년 회의 한번도 안열어
입력 2013-06-03 18:45
지난 10년간 품질서류가 위조돼 한국수력원자력에 납품된 원전 부품은 모두 1만4000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해 말 낸 ‘원전부품 품질서류 위조 조사현황 및 재발방지대책’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561품목 1만3794개 부품이 품질검증서나 시험성적서가 위조돼 한수원에 납품됐다.
이 가운데 실제로 원전에 설치된 부품은 341품목 6494개다. 원전별로는 한빛(영광) 5호기에 2672개, 한빛 6호기에 2454개, 고리 1호기 328개, 한빛 3호기 204개 순이다.
특히 핵심부품인 Q등급 부품은 설치 기준으로 품질검증서 위조가 5197개, 시험성적서 위조가 61개다. 원안위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품질검증서 위조 5197개 가운데 4848개(93.4%)를, 시험성적서 위조는 61개 전부를 교체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원안위는 지난해 12월 31일 이후 위원회 회의를 한 차례도 열지 않았다. 원안위는 원자력 안전에 관한 주요 의사결정과 규제를 위한 의사결정을 하는 데 핵심적인 기구다.
최근 시험성적서 위조 부품 발견으로 원전을 정지하기로 한 과정에서도 위원회 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회의 없이 행정조치를 먼저 했다는 게 원안위 측의 설명이다. 회의는 위원 2명 이상이 요구하면 소집해야 한다. 원안위는 지난 4월 한빛(영광) 3호기 원자로 헤드 관통부 결함 보수를 승인했을 때도 회의를 열지 않았다.
현재 정부는 원안위 법 등 개정에 따라 신임 위원 구성을 진행 중이다. 변호사·의사·교수·언론인 등 위원 7명은 신임 위원이 정해지기 전까지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들은 위기 상황에서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