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뒷談] 노대래 “보안… 보안… 보안”

입력 2013-06-03 18:47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이 ‘철통보안’을 강조하고 나섰다. 경제민주화 진두지휘 등 ‘경제검찰’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보안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공정위는 최근 보안업체에 청사 창문에 도청과 도촬 방지 장치를 설치하는 견적을 의뢰했다. 공정위 청사 앞 언덕배기에 연내 완공될 아파트를 의식한 것이다. 기업 관계자들이 아파트에 입주해 공정위를 내려다보면서 망원렌즈를 이용해 정보를 빼낼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한 조치다.

공정위는 사무실 내부에 자체 보안 게이트를 만드는 계획도 세웠다. 과거 서울 서초동 공정위 청사는 층마다 보안 게이트가 설치돼 외부인 출입이 원칙적으로 금지됐었다. 하지만 세종청사로 내려오면서 다른 부처와 마찬가지로 보안장치는 전무한 상태다. 노 위원장은 취임 이후 경제검찰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취약한 보안 시스템이 문제라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3일 “피조사인이나 법무법인 관계자가 공정위 청사 전체를 아무런 제지 없이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게 말이 되느냐”며 “우선 직원들에게 민원인이 오면 꼭 1층까지 배웅해 가는 것을 확인하라고 교육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도청·도촬 방지 장치(1500만원) 등 보안 장치 설치 비용을 공정위 자체 예산으로 신속히 처리할 방침이다.

노 위원장 취임 이후 하드웨어 보안 강화와 함께 ‘입단속’도 강화되는 추세다. 공정위 관련 민감한 기사가 나오면 간부회의 석상에서 관련자 색출 작업도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직원을 대상으로 한 정보보안 내부 지침도 새로 만들고 있다. 이 때문인지 최근 공정위 간부들은 현안에 대해 “내가 말할 처지가 아니다”라는 등 ‘자물쇠형’으로 변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노 위원장이 직전에 방위사업청장으로 재직하면서 군사기밀을 많이 취급해 그런지 유달리 보안에 더 신경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