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국, 유령회사 설립… 비자금 조성 의혹

입력 2013-06-03 18:31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54)씨가 2004년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2004년은 검찰이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를 조세포탈 혐의로 수사하며 ‘전두환 비자금’ 문제가 불거졌던 때여서 이 페이퍼컴퍼니가 비자금 은닉에 동원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조세피난처 프로젝트’에 참여한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는 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국씨가 2004년 7월 28일 버진아일랜드에 블루아도니스(Blue Adonis Corporation)란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재국씨는 이 회사의 단독 등기이사 겸 주주로 등재됐다. 이사회 자료에 표기된 서울 서초동 주소는 그가 대표인 출판업체 ‘시공사’ 주소와 일치한다. 블루아도니스는 자본금 5만 달러짜리 회사로 등록됐으나 실제로는 1달러짜리 주식 한 주만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타파는 싱가포르 소재 법률회사 PKWA가 블루아도니스 설립에 관여했으며 두 회사가 주고받은 이메일을 통해 블루아도니스와 연결된 아랍은행 싱가포르 지점의 계좌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 계좌가 전 전 대통령 비자금 운용에 동원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재국씨는 이 회사를 최소 6년 이상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전두환 비자금’ 추징 전담팀 관계자는 “재국씨 페이퍼컴퍼

니의 진위 및 실체를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공사 측은 “법인인 시공사가 사실관계를 확인할 입장이 아니며 재국씨 개인이 판단해 대응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