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10명 중 3명은 조루… 초기 치료하면 기능·관계 개선 일석이조
입력 2013-06-03 17:03
‘조루’ 남성에게 파트너가 느끼는 감정은 ‘분노’와 ‘짜증’, 그리고 ‘불신’이라고 한다.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는 드라마의 시청자 입장을 비유적으로 생각해 보면 이해하기 쉽다. 한창 재미와 긴장감을 더해가고 있는 드라마의 주연 배우가 갑자기 개인사정으로 ‘중도하차’해 버린다면 시청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조루를 경험하는 남성들은 조루를 ‘갑자기 터져 나오는 재채기를 참을 수 없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한다. 자신의 의지로 조절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조루는 성적 흥분을 담당하는 세로토닌 호르몬의 생성과 고갈이 다른 남성에 비해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외에도 성기 주변에 분포한 말초 신경의 예민함이나 내분비성 장애, 심인성 문제 등이 원인이 된다.
조루는 가장 흔한 남성 성기능 장애로 전 세계 남성 10명 중 3명이 경험한다. 그런데 국내 조사결과에 따르면 성기능 장애로 병원을 찾는 한국 남성은 단 2%에 불과하다. 질환의 특성상 남에게 터놓고 말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여성 파트너도 마찬가지다. 여성의 경우 남성과의 성관계가 만족스럽지 못해도 이를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스트레스는 이혼과 같은 극단적 결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조루가 있을 경우 초기부터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방치할수록 증상과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파트너와의 관계도 악화되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조루를 진단하는 세 가지 요소는 △질 내 삽입 후 사정에 이르기까지의 시간 △사정조절능력 △증상이 개인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다. 이 세 가지 조건이 조루의 정의에 부합되면 조루 환자라고 본다.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조루 치료법은 다폭세틴 성분의 경구용 조루치료제 복용이다. 이는 디폭세틴 성분이 조루의 원인인 세로토닌의 빠른 고갈을 막아주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를 통해 삽입 후 사정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을 최대 4배 늦춰주고 사정조절능력을 향상시켜 성관계 만족도를 79%로 증가시켜 준다. 파트너의 만족도도 81%까지 증가해 커플의 삶의 질과 만족도 향상에 크게 기여한다. 이 조루 치료제는 전문의약품이기 때문에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며 성행위 1∼3시간 전 물과 함께 복용하면 된다.
김세웅 가톨릭의대 비뇨기과 교수는 “조루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된 경구용 치료제가 발매되면서 간편하고 효과적인 조루 치료가 가능하게 됐다”며 “조루 치료와 함께 파트너와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오해와 불만을 해소하면 더욱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영수 쿠키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