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세청, 직원행사 돈잔치 파장

입력 2013-06-02 18:58

보수단체들에 대한 표적 세무사찰로 도마에 오른 미국 국세청(IRS)이 직원 모임에 수천만 달러를 펑펑 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 재정난이 심각한 가운데 연수모임에서 직원들이 댄스까지 배우는 비디오가 공개돼 IRS의 헤픈 씀씀이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IRS가 2010년 이후 3년간 최소 220차례 직원 회의에 4900만 달러를 썼다고 곧 미 의회에 제출할 재무부 산하 국세청 감찰관실의 감사보고서를 인용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고서는 특히 2010년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2600명의 직원이 참가한 회의를 문제 삼았는데, 경비가 410만 달러에 달했다.

당시 회의를 찍은 비디오에는 직원들이 ‘큐피드 셔플’ 노래에 맞춰 춤을 배우는 장면이 담겼다. 다른 연방기관들이 재정난으로 지출 축소에 골몰하던 때였다.

하원 세입위의 ‘감시 및 정부혁신 소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찰스 보스태니(공화·루이지애나) 의원은

성명에서 “명확히 IRS는 권한 남용과 낭비가 규범이 된 기관”이라며 “IRS에 대한 분노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CNN은 비밀경호국(SS)의 백악관 출입기록을 확인한 결과 더글러스 슐먼 전 국세청장이 2009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약 3년간 무려 157회나 백악관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보수단체들을 겨냥한 IRS의 표적조사가 시작된 2010년 현직에 있었던 슐먼 전 청장이 백악관을 자주 방문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백악관 개입’ 의혹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