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 ‘아랍의 전쟁’ 확전되나
입력 2013-06-02 18:57
‘아랍의 봄’으로 촉발된 시리아 내전이 ‘아랍의 전쟁’으로 확대될 것인가. CNN은 이 지역 국가들이 시리아 내전으로 끌려들어가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시리아 인접국들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헤즈볼라 거점지로 알려진 레바논 동부지역은 툭하면 시리아로부터 날아오는 로켓포 공격을 받고 있다. 1일에도 발레크 지역에 로켓과 박격포탄이 쏟아졌다. 공격은 시리아 반군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공개적으로 시리아 정부를 지지하는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내전에 개입, 반군을 상대로 전과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레바논 야당 지도자 왈리드 줌블라트는 CNN에 “나는 (시리아보다) 우리나라의 안정이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터키에선 시리아 접경지역에 차량폭탄 테러가 일어나 43명이 숨졌다. 터키는 30만명에 이르는 시리아 난민들이 몸을 피한 곳이다. 골란고원을 두고 아사드 정권과 해묵은 갈등을 빚고 있는 이스라엘은 공습 위협에 휘말렸다. 전쟁으로 8만명이 죽고 수십만명의 난민이 발생한 시리아 내부 사회 붕괴도 인접국들의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테러나 공격이 직접 발생한 국가가 아니더라도 분쟁의 소용돌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은 마찬가지. 수니파가 집권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는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대놓고 아사드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
바사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미래에 중동 지역 이해관계가 얽힌 러시아와 서방세계는 ‘장외 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러시아는 시리아에 개량형 미그(MiG) 전투기를 판매할 계획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앞서 유럽연합(EU)은 시리아 반군에 대한 무기 수출 금수조치를 해제했다.
파와즈 저지스 영국 런던스쿨오브이코노미(LSE) 중동센터 센터장은 “시리아전은 더 이상 아사드와 국내 반대파들의 싸움이 아니다”라며 “이 전쟁은 이란 헤즈볼라 시리아 터키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에 더해 러시아와 미국이 치르는 대리전”이라고 분석했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