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 축소 우려 美·日·유럽 국채 투매
입력 2013-06-02 18:57
미국의 경기지표가 호전되면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양적완화를 축소할 것이란 우려에 투자자들이 채권을 팔아치우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 보도했다.
지난달 31일 톰슨로이터 등에 따르면 미국 소비심리지수는 76.4에서 84.5로 상승했고, 시카고구매관리지수도 49에서 58.7로 상승했다. 이는 오랫동안 침체됐던 미국의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뜻으로, 지금까지 경기 부양을 위해 인위적으로 시장에 돈을 풀었던 3차 양적완화의 축소 시기도 가시화됐음을 의미한다.
연준은 고용시장 개선과 불황 타개를 목적으로 지난해 9월부터 매달 850억 달러의 채권을 매입하는 무제한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그동안 연준은 금리 역시 제로(0)에 가까운 수준으로 유지해 왔다.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투자자들이 국채를 투매하면서 수익률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5bp(1bp는 0.01%포인트) 높아진 3.284%를 기록했고, 5년 만기 국채수익률도 2bp 상승한 1.035%를 나타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도 월초 1.6%보다 오른 2.2%를 나타냈다.
그간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덕택에 수혜를 입어 온 다른 나라 투자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의 양적완화가 한계에 왔다는 우려까지 더해 유럽과 미국에서 국채 투매가 이어지고 있다.
선진국들의 양적완화가 축소되면 돈 찍어내기와 제로금리의 덕을 톡톡히 봤던 신흥국 시장들도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FT는 오는 7일 발표될 예정인 5월 고용지표에 시장의 향방이 달렸다고 전했다. 연준이 국내 고용시장 개선 정도에 따라 출구전략 시기를 정하겠다고 밝혀 왔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주가 상승을 위해 고용지수 개선을 바랄 수 없는 처지가 된 셈이다.
근본적인 체질개선보다 양적완화에만 의지해온 세계 자본시장이 악순환에 갇혔다는 우려도 나온다. 라보뱅크 자산전략가 리처드 맥가이어는 “(시장이) 경제의 기초가 아니라 유동성에 따라 뒤죽박죽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