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9개홀서 44타 최악… 민망해진 골프황제

입력 2013-06-02 18:53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갑작스런 난조에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우즈는 2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장(파72·7265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3라운드에서 7오버파 79타를 기록했다. 미국에서 열린 투어 대회 자신의 최저타수와 동타로 웬만한 아마추어 고수와 비슷한 스코어다. 그의 18홀 최다타수 기록은 2002년 브리티시오픈의 81타다. 경기 후 많은 기자들이 우즈와의 인터뷰를 원했지만 그는 거절했다. 그만큼 충격을 받았다는 반증이다.

2009년 11월 이후 사생활 문제로 슬럼프에 빠졌던 우즈는 2010년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79타를 기록한 이후 3년 만에 다시 최악의 스코어카드를 적어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이 대회 6회 우승을 노렸던 우즈는 이 대회에서 76타 이상을 쳐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대회 코스와 익숙하다.

10번 홀에서 출발한 그는 18번 홀까지 9개 홀에서 8오버파 44타라는 최악의 점수를 냈다. 12번 홀(파3) 티샷이 그린 앞 벙커에 빠져 첫 더블보기를 기록한 우즈는 15번 홀(파5)에서는 두 번째 샷이 왼쪽으로 크게 빗나가 4타 만에 공을 그린에 올렸다. 역시 더블보기로 홀아웃했다. 17번 홀(파4) 보기로 한 타를 더 잃은 우즈는 18번 홀(파4)에서는 트리플보기를 기록했다. 세 번째 샷이 그린 위에 올라갔다가 내리막을 타고 다시 흘러나오는 바람에 4타만에 온그린했고 이후 퍼트를 세 차례나 한 끝에 홀을 마감했다. 그가 PGA 투어에 데뷔한 이후 9개 홀에서 44타를 친 것도 이날이 처음이었다. 종전에는 1996년 투어챔피언십, 2007년 아널드 파머 챔피언십, 2010년 웰스 파고 챔피언십에서 기록한 43타가 최다였다.

PGA 투어 홈페이지는 “평소 성적과 무관하게 인터뷰에 잘 응했던 우즈의 말을 들으려고 8대의 방송 카메라와 많은 기자가 기다렸지만 우즈는 끝내 인터뷰하지 않았다”며 우즈의 불편한 심기를 전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