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병헌 “乙위한 법안 처리… 4대강 조사 MB도 가능”

입력 2013-06-02 18:48


새로 선출된 여야 원내대표의 첫 대결 무대가 될 6월 임시국회가 3일 개회한다. 민주당은 ‘을(乙)의 눈물을 닦아주는 국회’가 되도록 하겠다며 경제민주화와 노동 문제를 이슈화하겠다는 입장인데 반해 새누리당은 창조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방점을 두겠다는 입장이어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여야 지도부 개편 이후 국정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2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6월 임시국회에서는 일감 몰아주기 방지법, 납품단가 후려치기 방지법, 재고품 밀어내기 방지법 등 3개를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전·월세 문제와 상가 임대차 문제의 불공정 계약도 시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전 원내대표는 검찰이 수사 중인 4대강 사업에 대해 “22조원 혈세를 강바닥에 퍼부어 환경을 파괴한 사업”이라고 비판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도 (검찰 조사나 국회 국정조사가 이뤄질 경우)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대통령을 하신 분의 사법처리 여부는 국민적 판단을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론을 폈다.

-여야가 합의한 ‘생활정책 청문회’는 무엇인가.

“국회가 더 이상 정쟁 차원의 청문회를 하지 말고 국민 삶과 관련된 청문회를 열자는 취지다. 6월 국회에서는 심각한 폭발성을 지닌 가계부채 청문회를 열겠다. 민주당은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밀려나 과도한 이자로 ‘약탈적 여신’을 쓴 사람들의 부담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도덕적 해이 부분도 함께 고려할 것이다.”

-‘공공의료 정상화 국정조사’를 관철시켰는데.

“홍준표 경남지사가 취약계층 의료서비스를 폐업시키는 만행을 저질렀다. 홍 지사의 ‘공공의 적(敵)’과 같은 만행 조사는 물론이고 공공의료 위기를 해결할 방안도 모색하겠다. 이번 국정조사는 생활형 국정조사인데 이를 수용해준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에게 감사하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금융거래 정보를 국세청 등에 확대 제공하는 FIU법 개정안 처리 입장은.

“정부가 전 국민의 금융 거래를 다 들춰보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추진한 게 아니라면 적어도 금융 정보가 제공됐다면 당사자에게 사후 통보를 해주는 게 맞는다는 입장이다. 그런 우려를 최 원내대표에게 전달한 만큼 합의안이 도출될 것으로 본다.”

-통상임금에 대한 민주당 입장은 무엇인가.

“대법원이 정기적이고 일률적인 상여금은 통상임금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한 만큼 기본적으로 이 판례가 준용돼야 한다. 소급 적용 여부도 정치권이 논의할 게 아니라 각각의 상황에 따라 소송해 판례를 적용해 결정하면 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시간제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겠다고 했다.

“번지수가 잘못된 정책이다. 내 재임 기간에 이 문제를 제대로 다뤄보려고 한다. 최근 ‘노동과 임금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는데 이를 통해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근로시간 단축 등 세 가지를 반드시 달성하겠다. 아울러 4일 ‘일·가정 양립 TF팀’을 발족해 여성들이 편하게 일하는 사회 구조를 만들겠다. 이 두 가지 TF를 ‘전병헌호(號)의 양 날개’라고 불러도 좋다.”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는.

“최소한 기업인들이 자기 시설을 유지·보수할 목적으로 방북하는 건 허용돼야 한다. 생존권의 문제라서 외면하면 안 된다. 금강산 관광도 중단된 지 5년이 지난 만큼 우리가 선제적으로 재개할 필요가 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에 대해 전 원내대표는 ‘협력자적 동반자’로, 김한길 대표는 ‘경쟁적 동지관계’라 했다. 이견이 있는 것인가.

“이견이 있을 수밖에 없다. 당 밖에선 양측은 경쟁관계이지만 국회 안에서는 양측이 협력할 게 많다. 안 의원이 추구하는 가치와 법안 제정 노력에 원내대표단은 적극 협력하겠다.”

-당 일각에서 쌀 관세화를 통한 시장개방 움직임이 있다는 보도가 있다.

“금시초문이다. 전혀 검토되지 않았다.”

-새누리당 최 원내대표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청와대 의중을 전달하는 상의하달형 대표가 아닌 하의상달형 대표가 돼 달라. 협치가 실종됐다고 하는데 최 원내대표와는 동반자가 되고 싶다.”

손병호 김아진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