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전구사령부 창설… 한국군이 미군 지휘 ‘이례적’

입력 2013-06-02 18:31


한·미 군 당국이 2015년 12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을 맡는 ‘연합전구사령부’를 구축하기로 한 것은 한미연합사 해체에 대한 불안감 해소가 배경에 깔려 있다.

당초 한·미는 2007년 6월 28일 전작권 전환을 합의한 뒤 한국군과 미군이 각각 사령부를 구성하고 군사협조기구를 운영키로 했다. 평시에는 군사작전계획과 작전수행을 각각의 사령부가 맡지만 전시에는 한국군이 주도하고 미군이 지원하는 연합작전을 수행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2개의 분리된 사령부는 한·미 군사전력의 통합성과 결속력, 연합작전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연합사 해체가 북한에 미국의 대북억제력 약화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따라 양국 국방장관은 지난해 10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새로운 지휘체계를 구축하기로 하고 연합실무단을 구성해 협의해 왔다. 이런 협의를 통해 나온 연합전구사령부는 참모진 규모와 편제가 현 연합사와 같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여 사실상 ‘연합사 유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연합전구사령관을 한국군이 맡는다는 것은 본질적인 변화다. 1994년 평시작전권을 환수한 한국군이 전작권까지 주도적으로 운용한다는 의미다. 미군이 다른 나라 군의 지휘를 받는 사상 초유의 일이어서 미군이 한국군을 높게 신뢰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연합전구사령부 참모진의 한국군과 미군의 비율은 현재 1.5대 1(연합사 기준)에서 2대 1로 늘어날 전망이다. 육해공군과 해병대·특수전 연합구성군사령부 등 5개 기능사령부 가운데 공군사령부를 제외한 4곳은 한국군이 사령관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미측 일각에서 한국군 4성 장군이 미군을 지휘하는 것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새로운 연합지휘체계에 대한 합의내용이 발표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지만 10월 SCM으로 연기됐다. 군 관계자는 2일 “전작권 전환 때까지 3단계의 검증을 거쳐 2015년 SCM과 군사위원회 회의(MCM)에서 최종 승인키로 했다”며 “일부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군은 합참의장의 임무가 과중한 점을 감안해 군사작전을 전담하는 합동군사령부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