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100일] ‘주5일 근무’ 확실… 靑, 삶의 질 좋아졌다
입력 2013-06-02 18:13
4일로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는다. 잇따른 인사 참사와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을 겪었지만 청와대 참모들은 새 정부가 연착륙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들로부터 ‘달라진 청와대’의 모습을 들어봤다.
①‘9 to 6’+주5일 근무=박 대통령의 집무실 출근시간은 오전 9시다. 퇴근도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일이 없으면 오후 6시. 토·일요일, 공휴일엔 일정을 만들지 않는다. 역대 정부에선 상상할 수 없던 ‘샐러리맨의 일과’를 실천하면서 박 대통령은 청와대 직원들에게 ‘삶의 질’을 돌려줬다. 직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오전 7시에 출근해 밤늦도록 퇴근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새벽 4시에 출근하고 밤 11시 넘어 퇴근하는 일은 이젠 사라졌다”고 전했다.
②‘쇼맨십’은 없다=박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아프리카의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며 무세베니 대통령의 말은 다 들어줬다. 행사는 2시간을 넘겼다. 과거 정부에서 약소국 사절단의 대통령 면담은 짧았다. 발언이 길어지면 참모들이 잘랐다. 하지만 “할 말이 많을 텐데, 내가 다 들을게요”라는 박 대통령 지시가 내려지자, 요즘 외국 청와대를 찾는 외빈들은 신이 난다. 한 참모는 “대통령은 ‘사진찍기용’ 외부 일정도 잡지 않는다”고 했다. 겉치레용 일정이 보이면 “그런 걸 왜 하나요”라며 제외한다. 박 대통령의 일정은 지난 정부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③청와대 신문고=박 대통령이 ‘4대 국정과제’만큼 꼼꼼히 챙기는 게 바로 일반 국민들의 민원이다. 민원비서관실과 제2부속비서관실로 들어오는 각종 민원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챙겨보고 있다고 한다. 특히 어린이 관련 민원은 직접 진행상황을 확인한다는 전언이다. 이에 따라 춘추관 내에 설치된 ‘신문고’가 박근혜 청와대의 상징처럼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참모들의 주장이다.
④권력투쟁은 없다?=이명박정부는 5년 내내 영포(경북 영일·포항)라인·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내각·만사형통(萬事兄通·모든 건 형님으로 통한다) 파문에 휩싸였다. 노무현정부는 친노(親盧)·코드 인사논란을 겪었다. 정권의 상례인 여권 내 권력투쟁이 새 정부에선 눈에 띄지 않는다. “설사 줄을 서려 해도 비빌 언덕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정권 초기여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⑤대선공약 사수(死守)론=이정현 정무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공약을 다 소중히 여긴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이전 정부들은 집권 100일을 즈음해 ‘현실과의 부적합성’을 이유로 다수의 공약을 버렸다. 이 전 대통령은 ‘747(7% 성장·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세계 7대 경제대국)공약’을 불황에 맞지 않는다며 폐기했고, 노 전 대통령은 복지와 분배·평등의 자리를 경기부양에 내줬다. 아직 박근혜정부가 버린 공약은 없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수정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한정된 예산으로 모든 공약을 지키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다. 》관련기사 5면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