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하나님과 만남 목회자가 잘 인도해야”… NCCK·한국천주교·한국정교회 ‘그리스도인 일치포럼’

입력 2013-06-02 17:47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천주교, 한국정교회 등이 주최한 ‘2013년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포럼’이 지난달 31일 오후 7시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그리스도인의 죽음’을 주제로 열렸다. 포럼은 올해 13회째로 그리스도인들이 신학적 대화를 통해 서로 다른 전통을 이해하며 교회일치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기석 청파감리교회 목사는 ‘죽음, 그 목회적 접근’이라는 발제에서 성도들이 삶과 죽음의 신비에 대해 묵상하도록 목회자들이 인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기독교인에게 죽음은 결별이 아닌 하나님과의 만남이고 더 큰 생명속으로의 진입이기 때문에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 아니다”며 “성도들이 삶과 죽음의 신비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도록 목양활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목회 현장에서 노인들이 죽음을 친근하게 대할 수 있는 모임을 만들었던 일화를 인용하며 “노인들은 단순히 친교를 위한 모임일 때는 좋아했지만 죽음을 대면토록 유도했을 때는 불편해했다”고 전했다. 따라서 죽음을 준비하는 교육은 죽음이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해 거부감이나 두려움이 적은 40, 50대에 해야 하며 이를 통해 현재의 삶을 충만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또 “노인을 노인으로 만드는 것은 기력의 쇠잔이 아니라 삶의 의미 상실과 무력감”이라면서 “노인들이 교회공동체 내에서 적절한 기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병약한 이들을 위로하고, 힘든 상황에 놓인 이들에게 편지를 쓰는 등의 역할을 통해 노인들의 삶이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뜻이다.

홍경만 남부루터교회 목사는 토론에서 “오늘날 교회는 도시개발에 밀려 공권력에 맞서다 죽거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해 자기 몸을 내어준 사람 등 숱한 의인들의 죽음과 각종 산업 현장에서 피해자로서 죽어간 무명의 사람들의 죽음을 발견하고 돌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는 이렇게 죽어간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하나님께 맡기는 일을 해야 한다”면서 “이것이 죽음을 이기고 생명을 창조하는 부활의 능력”이라고 덧붙였다.

윤종식 가톨릭대 신부는 ‘가톨릭의 죽음에 대한 이해와 장례 예식에 대한 고찰, 그리고 사목적 모색’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죽음은 두려운 실재이면서도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넘어야 할 사건”이라며 “죽음을 넘어선 그리스도의 부활에 동참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죽음은 우리에게 긍정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