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하트재단 ‘태양광 램프’ 보내기 운동… “태양광 램프 덕에 대학진학 꿈 이뤘어요”

입력 2013-06-02 17:30 수정 2013-06-02 20:04


필리핀 메트로 마닐라의 4대 빈민촌인 나보타스시의 뿔로 마을은 언제 없어질지 모르는 불안한 땅이다. 300여명의 주민들이 전기도 수도도 없이 살고 있다. 대부분 주민들은 고기잡이를 하거나 숯을 구워 생계를 유지하고, 아이들은 위태로운 대나무 다리를 건너 최소 2시간을 걸어 학교를 오가야 한다.

그러나 아무런 희망도 없을 것 같고 해가 지면 아이들의 꿈도 사라져버릴 것만 같은 척박한 뿔로 마을에 대학 진학의 꿈을 이룬 소녀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대학생이 2명에 불과했던 가난한 어촌마을에 올해 4명이 대학에 입학했다.

마이라 빌라누에바(15세·나보타스시립대 교육학 전공), 미니 빌라누에바(16·나보타스 시립대학 교육학), 프린세스 인또(16·나보타스시립대 경영학), 레이날린 델라 크로스(16·나보타스시립대 컴퓨터공학)양 등은 올해 대학 진학의 꿈을 이뤘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어떻게 공부했느냐는 질문에 소녀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태양광 램프가 있어서 밤에도 공부할 수 있었다”고 대답했다.

마이라의 꿈은 대학 졸업 후 자신의 힘으로 돈을 벌어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다. 마이라는 등유램프보다 안전하고 밝은 태양광 램프가 학업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등유램프를 쓰는 아이들과 태양광 램프를 쓰는 아이들을 보면 숙제를 해오는 양이 달라요. 밤마다 2시간 정도 태양광 램프를 켜고 공부했어요. 앞으로는 외국에 가서 일해보고 싶고, 돈을 많이 벌어서 레스토랑을 하며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 꿈이에요.”

사회복지법인 하트하트재단(이사장 신인숙)은 2011년 3월 100가구가 사는 이 마을에 태양광 램프 80개를 지원했고 태양광 램프 지원 3년차를 맞는 이 어촌마을에 4명이 대학에 입학하는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하트하트재단의 필리핀 지부장 임문희 선교사는 “빈곤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서 교육이 가장 중요한데, 전기가 없는 빈민촌의 상황은 아동들의 학업을 향한 열정마저 빼앗아간다”며 “태양광 램프는 이들의 학업, 나아가 빈곤의 악순환을 끊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에 하트하트재단은 2013년 여름 단기선교를 앞두고 한국교회와 함께하는 ‘Giving Light’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2일 밝혔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최초의 창조물인 빛으로 민족과 열방을 섬긴다는 취지로 태양광 램프를 마을 단위로 지원한다. 지원사업을 주민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연결하는 선교도구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Giving Light’ 캠페인은 교회와 성도가 3만원을 후원하면 재단에서 일대일로 매칭해 지원하게 된다. 태양광 램프(개당 6만원)를 전기 없는 지역의 가구에 지원하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4명 중 1명은 전기가 없는 암흑 속에서 살아가며 그중 80%가 개발도상국의 빈곤지역이다. 해가 지면 어둠 속으로 아이들의 꿈과 미래는 사라지고 가난은 세대를 이어 더 깊은 가난으로 대물림된다. 특히 어둠을 밝히고자 사용하는 촛불과 등유램프로 인해 대부분의 가옥이 합판과 나무로 지어진 판자촌에서 대형 화재로 이어져 한 마을이 전소되기도 했으며, 열악한 생활환경과 어둠은 사고의 위험에 노출된 아이의 생명을 앗아가기도 한다.

하트하트재단은 2010년부터 소외된 지구촌 이웃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태양광 램프 지원캠페인을 통해 전 세계 29개국에 태양광 램프 6228개를 지원했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