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손연재의 경제학] 그들 이끈 엄마의 힘!
입력 2013-06-01 04:05
“꿈은 아이의 몫. 엄마는 안내자다. 꿈으로 가는 길목의 안내자, 아이가 외롭지 않게 불을 밝혀주는 사람, 엄마는 그것으로 충분하다.”(김연아 어머니 박미희씨).
“운동이 잘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다. 엄마는 그냥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다.”(손연재 어머니 윤현숙씨)
스포츠 스타들의 어린 시절 얘기를 들어보면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우연히 운동을 시켜봤는데 아이가 너무 좋아해서’라는 말이다. 이 말을 뒤집어보면 시작은 아이 스스로가 아니라 부모의 길잡이 역할이 중요했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김연아도 어린시절엔 여느 아이들처럼 미술학원도 다니고, 피아노 학원도 다녔다. 바이올린과 발레도 배웠다. 하지만 스케이트를 탈 때 유난히 눈이 반짝였고 몇 시간을 타도 지루해하는 법이 없었다. 김연아의 어머니 박씨는 “아이가 뭘 좋아하는지 파악하는 게 부모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 아니겠냐”고 말한다.
손연재의 시작은 TV였다. 어린 손연재는 TV 속에서 리본을 돌리는 예쁜 리듬체조 선수들을 보면 한참 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딸이 뭘 좋아하는지 살피는 데 관심이 많던 어머니 윤씨는 곧바로 근처의 리듬체조 연습장을 찾았다.
박씨는 냉정한 성격이다. 때로는 ‘매정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그런 말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녀의 판단 기준은 오로지 김연아, 결정의 순간에는 늘 단호하다. 이에 반해 윤씨는 나서는 법이 별로 없다. 이것저것 질문해도 “나는 한 일이 없다”고 한발 물러선다. 전문가들이 더 잘해줄 텐데, 부모가 설치면 오히려 해가 된다는 입장이다.
손연재가 운동을 시작했을 때 리듬체조 저변이 지금 같지 않아 환경이 열악했다. 코치와 물리치료사를 구하고 국제 대회 참가 일정을 모두 챙긴 게 어머니였다. 한 번도 떨어져본 적 없는 어린 딸을 러시아로 유학 보낼 때도 망설임이 없었다. 윤씨는 박씨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극성맞은’ 이미지지만, 손연재의 성공 뒤에도 역시 ‘엄마표 도우미’가 있다.
윤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