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 매력 사라져간다”
입력 2013-05-31 18:39
중국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인가.
중국에 진출한 유럽 기업들은 임금이 급격히 오르고 있는 데다 중국 새 지도부가 경제 개혁을 제대로 추진할지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해 중국 시장을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중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는 3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때 중국 시장의 값싼 노동력이 외국 기업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더 이상 이러한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분석가들은 새 지도부가 중국 시장을 더욱 자유화하지 않는다면 외국 투자가들이 시장을 믿지 못하게 되고 이는 장기적으로 중국의 경제 성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유럽의 550여개 업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중국 새 지도부가 경제 개혁을 제대로 실시할 것이라고 전망한 기업은 전체의 38%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체 기업 가운데 절반가량은 경제 개혁 전망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또 조사 대상 기업들 가운데 44%는 수입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작년에 수입이 증가했다고 대답한 기업이 64%였던 데 비하면 20% 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중국 시장에서 향후 2년 동안 수익성이 어떨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전체의 3분의 1 이하만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2008년 절반가량이 낙관적으로 응답했던 것과는 상당한 차이다.
이 보고서는 중국 시장에 진출한 유럽 기업의 순익이 감소하게 된 주된 이유로 임금 인상 외에 중국과 유럽에서의 경제 성장률 둔화, 치열한 경쟁 등을 꼽았다. 임금 인상률을 보면 지난해 중국 내 25개 성(省)에서 최저 임금을 평균 20.2%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7.8%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특히 다비데 쿠치노 주중 EU 상공회의소 회장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 정부가 외국 기업과 국내 기업을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며 “외국기업에도 참여가 제한된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당장 중국 시장을 떠나겠다는 기업은 많지 않았다. 조사 대상 기업들 가운데 10%만 중국 이외 국가로 투자 지역을 옮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중국을 떠나겠다고 응답한 기업이 전체의 22%에 달했다. 중국 외에 투자 적격지를 아직 찾지 못했다는 얘기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