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靑이 먼저 말 꺼내지 마라”… 새누리당 원내지도부 워크숍

입력 2013-05-31 18:32 수정 2013-06-01 01:09

새누리당은 31일 박근혜정부 출범 후 첫 원내지도부 워크숍을 갖고 6월 임시국회 전략을 논의했다. 경제민주화보다는 ‘창조경제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입법 목표로 정해 당력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릐창조경제·일자리 창출〉경제민주화=새누리당은 경기도 하남 산업은행연수원에서 열린 원내대책위원회 워크숍에서 111개의 중점처리 법안을 선정했다. 이 가운데 창조경제 관련 법안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활성화 및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ICT 특별법 등 10개다. 일자리 창출 법안은 스펙초월 채용시스템 정착을 위한 고용정책 기본법 등 21개다. 창조경제 및 일자리 창출 법안은 모두 31개로 일감 몰아주기 및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경제민주화 법안 12개의 2.5배에 달한다. 최근 남양유업 사태로 불거진 ‘갑(甲)의 횡포’ 방지법은 경제민주화 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민주당이 6월 국회를 ‘을(乙)의 눈물을 닦아주는 국회’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데 맞서 성장에 방점을 찍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워크숍에 참석한 청와대 수석들에게 “앞으로 먼저 청와대가 (주요 현안에 대해) 얘기를 꺼내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 사전에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면서 여당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다음 달 2일 정책조정위원회 인선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릐쓴소리 쏟아낸 강봉균=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강연자로 나서 박근혜정부 100일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16~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야권 중진 출신으로 새누리당 반대 진영에 서 있었지만 오히려 박 대통령의 복지정책이 과도하다며 보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강 전 장관은 “박 대통령은 정부 출범 이후 복지공약 실천, 경제민주화 추진에 몰두해 ‘민생경제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은 실종된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와 세무조사 강화가 경기 위축과 기업의 투자 의욕을 크게 위축시킨다고 주장했다.

주요 경제민주화 법안에서도 새누리당 입장에 가까웠다. 강 전 장관은 순환출자 규제에 대해 “신규 순환출자부터 금지하고 기존 순환출자 해소는 저성장이 장기화될 위험이 있을 때는 무리하게 추진하지 말고 경기회복 추세에 따라 점진적으로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또 ‘갑을 관계’ 문제 해결을 위해 각종 법안이 나오고 있지만 공생관계가 분명한 경우는 오히려 을에게 피해를 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 전 장관은 최 원내대표와 같은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최 원내대표가 직접 섭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호성 논란이 일었던 창조경제 개념과 관련해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이 설명하는 시간도 가졌다. 워크숍에는 황우여 대표를 비롯한 의원 30여명과 청와대 이정현 정무수석,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조원동 경제수석, 최순홍 미래전략 수석 등이 참석했다.

하남=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