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4차… 타격왕 경쟁 불꽃 튄다

입력 2013-05-31 18:10


2013 프로야구 타격왕 경쟁이 그 어느 해보다 뜨겁다. 지난 30일 현재 0.335로 공동 1위인 최형우(삼성), 손아섭(롯데)을 비롯, 3위(0.333) 최정(SK)과 4위(0.331) 박용택(LG)에 이르기까지 4명의 선수가 0.004 차이로 혼전중이다. 당일 타격 성적에 따라 언제든지 순위가 바뀌는 형국이다. 불과 열흘전인 20일까지만 해도 배영섭(삼성)이 0.363으로 선두에 올라있었다.

타격 10위까지 펼쳐보면 삼성이 최형우와 배영섭(9위·0.318) 2명을 올려놓은 것을 제외하면 9개 구단의 각 팀 대표주자 1명씩 포진한 흥미로운 순위다.

최형우는 2011년 홈런왕에 오를 만큼 장타력이 강점이다. 하지만 올들어서는 홈런보다 안타에 더 재미를 붙인 모양새다. 30일 문학 SK전에서 11일 만에 홈런이 나왔다. 시즌 6호째. 이날 4타수 2안타 3타점의 활약을 보인 최형우는 팀의 5대 4 승리를 이끌며 타격왕 경쟁에도 불을 붙였다.

이대호와 홍성흔 등 2년 연속 팀의 4번 타자와 결별한 롯데는 김주찬마저 KIA로 내보내 손아섭의 비중이 어느 해보다 커졌다. 2010년부터 3년 연속 3할대의 타격을 보인 손아섭은 올들어 타율뿐 아니라 최다안타(54개) 부문에서 최형우와 함께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도 최다안타 1위에 등극할 만큼 볼에 대한 컨택 능력은 리그 최고수준을 자랑한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아직 시즌 초반이라 타격왕을 언급할 때가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친다.

지난달 29일 사직 두산전에서 1회 결승타점을 뽑아낸 데 이어 30일 두산전에서도 1-1로 맞선 3회 2사 1·2루서 좌전적시타로 역전을 이끌어내며 롯데 타선을 이끌고 있다.

최정은 팀 공헌도에서는 리그 최고선수다. 홈런 선두(13개)인 최정은 타점(42점)과 장타율(0.654)에서도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게다가 출루율(0.443)과 득점(32점) 2위에다 최다안타는 공동 3위(51개)에 오르는 등 타격 전 부문에 걸쳐 골고루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최다안타 공동 3위인 박용택은 올 시즌 유독 한화전 강세(타율 0.409)를 보이고 있다. 지난 30일 한화전에서도 3타수 2안타로 역전승의 디딤돌을 놨다. 팀의 3번 타자로 홈런은 1개에 불과하나 16차례나 멀티히트를 기록할 만큼 몰아치기에 능하다.

하지만 이들도 채태인(삼성)이 복귀하면 긴장해야 한다. 지난달 23일 왼 허벅지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간 채태인은 타율 0.380으로 단연 1위다. 다만 규정타석(131타석)에 23타석 모자란 108타석이어서 순위에서는 제외돼 있다. 2일 1군으로 복귀하면 하순쯤 타격선두에 올라 있는 그를 발견할 수 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