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방송사들에게 강연 프로그램이란?… 신앙+전도+힐링, 세 토끼 잡는 것∼
입력 2013-05-31 17:39
멘토들의 강연이 사회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계 방송사들의 강연 프로그램들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4월 봄 개편에 맞춰 CGNTV가 토크 콘서트 ‘힐링유’, 맞춤특강 ‘나침반’을 새롭게 선보인 데 이어 기독교복음방송(GoodTV)이 이달부터 힐링을 경험하는 신앙 강의 프로그램 ‘GoodTV 성경강해’ ‘잃어버린 신앙의 기초’ ‘이석 목사의 명쾌통쾌’ 등을 편성한다.
기독교계 방송사들이 강연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뭘까.
자연스럽게 신앙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2006년 10월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CTS기독교TV의 대표적 강연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4인4색’의 황세준 피디는 “요즘 사람들은 소통할 수 있는 인생의 멘토를 만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면서 “강연 프로그램은 바로 현대인들의 이러한 갈증을 간접적으로나마 풀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4인4색’은 처음엔 한국교계의 영향력 있는 목회자를 강연자로 내세웠으나 최근 개편 이후에는 목회자 강연과 더불어 심리치료 성품교육 법 어린이교육 가정재무설계 등 다양한 시청자들의 욕구를 반영하고 있다. 황 피디는 “지식, 정보 전달과 더불어 하나님이 주신 지혜로 크리스천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CBS TV의 대표적 강연 프로그램은 ‘C스토리’다. 지난해 3월 첫 방 이후 현재까지 169회 방송됐다. 크리스천들이 만나고 싶어 하는 목회자들과 달란트로 감동을 전하는 문화예술가들이 출연한다. 이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는 분명하다. 또 하나의 새로운 ‘크리스천 스토리’(C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것. 맹재열 피디는 “출연자들의 메시지가 공개강연회와 TV방송, 유튜브 등의 SNS를 통해 세상 곳곳으로 흘러들어가 C스토리들이 우리 이웃의 이야기가 되고 내 삶의 이야기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기독교 방송사의 강연 프로그램은 전도에도 큰 몫을 감당한다. CGNTV ‘힐링유’ ‘나침반’은 인터넷이나 전화로 사전 신청을 받아 서울 장충동 스테이지팩토리홀과 온누리교회(서빙고성전) 경찬홀에서 각각 공개녹화를 진행한다. CBS ‘C스토리’도 3월부터 서울 성내동 오륜교회에서 녹화 강연회를 하고 있다. 뮤지컬배우 김소현, 가수 더 원, 아나운서 김경란, 좋은연애연구소 김지윤 소장 등의 강연이 열린 오륜교회 현장에는 특히 청년들이 많이 모였다. 예수를 믿지 않는 청중들도 많이 참가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전도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특히 김지윤 소장의 ‘C스토리’ 특강은 조회수 17만건을 넘어서기도 했다.
CGNTV ‘힐링유’ 여중현 피디는 “크리스천 연예인이 MC를 맡고 연예인이 출연하는 토크 콘서트 ‘힐링유’는 여느 강연들과 달리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 인기가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렇기 때문에 ‘힐링유’는 기독교 채널을 통해 방송되지만 가능한 종교적 색채를 배제하고 주인공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메시지의 본질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복음의 의미를 녹아내리도록 하는 게 이 프로의 강점이다. ‘나침반’ 김수진 피디도 “일반 방송사에선 크리스천 게스트를 불러놓고도 중요하게 전달할 수 있는 복음적 메시지를 빼놓는 경우가 많은데 기독교 방송사에선 오히려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신앙을 짚을 수 있으니 가장 큰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연자들이 방송사별로 반복 출연하다 보니 그들이 전하는 내용이 신선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피디들은 “그만큼 성경적 가치관을 깊고 풍부하게 전달할 수 있는 전문적인 크리스천 강사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라며 “가려져 있는 숨은 스토리의 주인공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