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위대함을 원하면 홍해를 건너라
입력 2013-05-31 17:14
출애굽기 14장 10∼16절
인간은 안정과 자유 사이를 오가는 딜레마의 피조물이다.
‘여기가 좋사오니’ 하면서 한 곳에 주저앉아 주어진 기득권을 유지하고 살고 싶어 하는 욕구와 미지의 세계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고자 하는 의식이 공존하면서 갈등하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한 곳에 정착해 일상속에 매몰되어 주어진 운명에 맡겨 사는 삶보다는 새로운 미래를 향해 도전하면서 낯선 길을 향해 떠나는 삶이 하나님의 본질적 요청임을 성서는 말하고 있다.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들은 모두 길을 떠나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라는 명령 앞에 선다.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줄 땅으로 가라.”(창 12:1) 하나님은 이미 창세기에서 아브람에게 그의 고향과 아비 집을 떠나 하나님이 가라 하시는 땅으로 떠나라고 명령하셨다. 야곱과 요셉은 집이 아닌 전혀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야 하는 나그네였다. 이스라엘은 흩어지고 떠나는 것이 삶 자체였던 민족이다. 디아스포라는 그러한 유대 민족의 삶에 잇대어 붙여진 이름이다.
역사적으로 출애굽 사건은 떠남의 의미를 가르쳐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떠남은 하나님의 뜻이다. 비우고 떠나라는 명령은 역사적 사건인 동시에 우리 각자에게 주시는 실존적 명령이기도 하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출애굽의 명령이 주어진다.
떠나는 것은 용기이며 믿음이다. 떠나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어찌하여 내게 부르짖느냐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여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출14:15) 하나님이 모세에게 명령하신다. 홍해를 건너야 위대함의 미래와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은 고난과 광야의 시련이 있을지라도 홍해를 건너는 결단과 용기를 통해 창조적 미래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나섬교회는 그렇게 떠나온 사람들의 공동체다. 지구 곳곳에서 온 다문화 이주민들이 우리 교회의 주인공들이다. 그들은 아브라함이자 야곱이며, 요셉이다. 그들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위대함의 비밀을 간직한 사람이다. 그들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홍해를 건너 위대한 인생을 꿈꾸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홍해를 건넌 사람들이기도 하다. 하나님은 그들을 통해 위대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을 이끌고 계신다. 그들을 맞는 우리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그들에게 숨어 있는 위대함의 비밀을 깨닫는 지혜와 영적인 통찰력이 필요하다.
교회는 새로운 미래에 도전해야 한다. 한 곳에 머문다면 미래가 없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유목민으로 살라고 하신다. 그래서 성을 쌓는 교회가 아니라 길을 만드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모세가 바다 위로 손을 내밀매 여호와께서 큰 동풍이 밤새도록 바닷물을 물러가게 하시니 물이 갈라져 바다가 마른 땅이 된지라.”(출14:21)) 지금은 ‘내 인생의 홍해’가 나를 가로막고 있을지라도 반드시 기적은 일어난다. 문제는 홍해를 건너겠다는 믿음과 신념이다.
‘가자! 홍해를 넘어 광야로!’ 하나님이 주시는 전적인 은총의 삶을 누리고 싶지 않은가. 그 은총의 삶은 신비한 경험이자 기적의 삶이며 아무도 맛보지 못한 행복한 인생이다. 그 삶을 누리려면 익숙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애굽 땅의 고기 가마보다 광야의 만나와 메추라기를 꿈꾼다면 결단해야 한다. 홍해를 건너야 한다.
유해근 목사(나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