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직원들 “이재현 회장이 ‘팬 재팬’ 건물 실소유주”
입력 2013-05-31 00:51 수정 2013-05-31 02:24
CJ 일본법인 빌딩을 담보로 대출받은 부동산 관리업체 팬(PAN)재팬이 2007년 이후 건물 임대료로 7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검찰은 CJ 전현직 임직원 조사에서 해당 건물의 실소유주가 이재현 회장이라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팬재팬은 2007년 일본 도쿄의 번화가 아카사카(赤坂)에 지하 1층, 지상 6층짜리 P빌딩을 매입했다. 팬재팬은 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신한은행 일본법인(SBJ) 도쿄지점에 대출을 의뢰했다가 담보가 부족해 거절당하자 도쿄 니시신바시(西新橋) 소재 CJ재팬 본사 건물을 추가 담보로 제공했다. SBJ는 대출 승인을 위한 수익률 평가를 통해 2006년 기준으로 건물 임대 수익이 1억1000만엔(12억여원)가량인 것으로 파악했다고 한다. 이후 비슷한 임대료가 유지됐다면 팬재팬은 지난해까지 최소 70억원대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산된다.
대출 당시 팬재팬 대표는 CJ재팬 배모 전 대표였다. 대출 과정에 관여했던 신한은행 관계자는 “CJ 측이 자기 건물을 담보로 보증까지 섰던 상태라 팬재팬이 CJ와 동일한 곳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CJ가 법인을 새로 하나 만들어 건물을 사는 걸로 알았기 때문에 본점에서도 오케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팬재팬은 매달 300엔씩 대출 원금을 갚고 연 4000만엔의 이자를 내는 조건으로 SBJ로부터 21억5000만엔을 빌렸다. 팬재팬은 2010년까지 이자와 원리금을 제대로 냈지만 자금사정 악화로 2011년부터는 이자만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팬재팬이 상환한 원리금은 1억5000만엔(현재가 16억8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파악한 팬재팬 원리금 상환액은 24억원이다.
2007년 당시 엔저 현상이 심해 국내 기업의 일본 부동산 투자 열기가 높았다. 검찰은 CJ그룹 역시 이 회장의 ‘관재팀’을 통해 직접 일본 부동산 투자 계획을 세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SBJ 측에 팬재팬 계좌 내역을 요구했지만 아직 자료를 받지 못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