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전자조작 밀’ 파문… 우리 정부, 수입중단 검토
입력 2013-05-30 22:04 수정 2013-05-31 00:41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미국의 오리건주에서 재배가 금지된 유전자 조작 밀이 발견됐다. 일본은 당분간 미국 밀 수입을 중단키로 했고, 일본과 함께 미국 밀 주요 수입국인 한국은 샘플 조사를 거쳐 수입 중단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오리건주에서 한국으로 수입된 밀은 171만t, 밀가루는 3352t이다.
미국 농무부(USDA)는 29일(현지시간) 최근 승인되지 않은 유전자 조작 밀이 오리건주의 한 밀밭에서 자라는 것을 발견하고 종자 유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에서 유전자 조작 밀은 옥수수·콩과 달리 소비 및 판매가 불가능하고 재배도 일부 연구목적 외에는 철저히 금지돼 있다. 이번에 발견된 유전자 조작 밀은 미국의 다국적 농업 기업 몬산토가 개발한 것과 같은 종류로 글리포세이트(Glyphosate) 성분의 제초제 내성이 있는 종자로 확인됐다.
미 농무부는 유전자 조작 밀이 몬산토의 연구 재배지에서 해당 밀밭으로 자연적으로 흘러든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길러졌는지 등 유출 경로에 대해 조사 중이다. 농무부 관계자는 “밀 수입국들에 해당 사실을 알리고 이해를 구하는 중이다. 시중에 유통된 흔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2006년 독일 등 유럽에서 미국산 유전자 조작 쌀이 발견돼 유럽 각국과 일본 등은 미국산 쌀을 매장에서 철수시키고 수입 중단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유전자 조작 밀이 수입됐는지 확인될 때까지 미국 밀 수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미국산 밀 선적물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 유전자 조작 밀이 검출되면 반송키로 했다.
한편 강봉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국장은 “오리건주에서 수입된 밀과 밀가루를 수거해 샘플 조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유전자 조작 밀이 발견되면 오리건주에서 수입된 모든 밀과 밀가루는 전량 수거해 폐기하고 앞으로 수입되는 물량에 대해서는 전수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맹경환 이영미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