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남미 순방… 자원확보·교역확대 행보
입력 2013-05-30 18:40 수정 2013-05-30 22:17
천연자원의 보고이자 중산층 규모가 점점 커져 매력적인 교역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는 라틴 아메리카. 미국과 중국이 이곳을 놓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구애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31일 라틴 아메리카 3국과 미국 순방길에 나선다.
첫 방문국인 트리니다드 토바고에는 이날(현지시간) 도착한다. 이어 코스타리카, 멕시코를 방문한 뒤 다음달 7∼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26일부터 콜롬비아, 트리니다드 토바고, 브라질 등 남미를 순방 중이다. 트리니다드에서는 15개 카리브해 국가 지도자들과 무역·투자 확대 방안 등을 논의하고 관련 협정을 체결했다고 블룸버그 등이 보도했다.
시 주석이 트리니다드 토바고에 도착하는 31일은 바이든 부통령이 브라질을 떠나는 날이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4일 멕시코, 코스타리카를 공식 방문해 교역 확대 문제 등을 논의했다. 그는 다음달에는 워싱턴DC에서 칠레, 페루 정상을 맞는다. 미국이 자신의 뒷마당인 중남미를 상대로 정치·경제적으로 영향력을 넓혀가는 중국을 의식한 행보로 받아들여진다.
미국은 이 지역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페루, 파나마, 콜롬비아 등과 FTA를 체결한 뒤 지난해 미국의 이 지역 수출은 4000억 달러로 2000년에 비해 배로 늘었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를 놓고 “중국과 미국 지도자들이 등을 맞대는 식으로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을 방문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남미로부터 들여오는 콩, 구리, 철광 등 수입 규모는 2000년 39억 달러에서 2011년 860억 달러로 무려 20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중국은 앞으로 5년 이내에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과의 교역액을 5000억 달러로 증대시킬 계획이다. 이에 따라 중국·라틴아메리카 협력기금을 설치하기로 했으며 중국금융기관은 우선 50억 달러를 출자하기로 했다. 미국은 이러한 중국의 자금력 앞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SCMP는 지적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