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지금… 푸틴 반대파 대대적 탄압
						입력 2013-05-30 18:40  
					
				러시아의 저명 경제학자가 최근 당국의 조사를 받은 뒤 러시아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NYT) 등 서방 언론들은 반정부 세력에 대한 탄압이 자유주의 성향의 중도파들에게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9일(현지시간) NYT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구리예프 러시아 신경제학교(NES) 학장은 최근 러시아를 떠나 현재 가족과 함께 프랑스에 머무르고 있다. 그는 석유 재벌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연방수사위원회의 조사를 받았다. 호도르코프스키는 2003년 횡령과 탈세 등의 혐의로 기소돼 13년형을 선고받았다. 2010년 호도르코프스키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구리예프는 지난달 당시 증언과 관련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크렘린 측은 “구리예프가 단순히 휴가차 러시아를 떠난 것”이라며 “크렘린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구리예프의 한 지인은 NYT에 “자유를 뺏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갑자기 러시아를 떠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스크바 정치공학센터의 알렉세이 마카르킨도 “이번 사건은 엘리트 중 누구든 반대파와 관계를 맺으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반대하는 야권에 우호적인 중도 인사에 대해 숙청 작업이 진행 중이다. 최근 ‘푸틴 사단’의 중심인물로 분류돼온 블라디슬라프 수르코프 부총리도 전격 해임됐다. 수르코프는 알렉세이 나발니에로 대표되는 반푸틴 세력에 대해 “더 나은 사회를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고 언급하면서 푸틴의 눈 밖에 난 것으로 전해졌다. 중도파로 정권 핵심 세력과도 친분을 유지하고 있던 구리예프도 나발니의 반부패 활동에 기부금을 내며 “러시아에도 정치적 경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친크렘린 성향의 정치분석가 세르게이 마르코프는 “푸틴의 복귀 이후 정권 내 자유주의자와 강경파의 균형이 급격하게 붕괴되고 있다”면서 “자유주의자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 시절의 내각 인사들이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