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금리 연 2.75% 사상 최저

입력 2013-05-30 18:35

시중은행의 여·수신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록적인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금융회사 등 기관투자가는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기관투자가의 해외 증권투자는 2009년 말 이후 최대치로 뛰어올랐다.

한국은행은 30일 ‘4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를 발표하고 지난달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신규취급액 기준)가 전월보다 평균 0.12% 포인트 떨어진 연 2.75%라고 밝혔다. 이는 2009년 5월 연 2.84%보다 낮은 것으로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6년 이후 최저치다.

이에 따라 연 4%대 정기예금은 모두 사라졌고, 연 2∼3% 미만이 전체 가입액의 84.5%를 차지했다. 연 3∼4% 미만이 14.0%를, 연 2.0% 미만의 정기예금도 1.5%나 됐다.

대출금리 역시 연 4.73%를 기록하며 사상 최저 수준이다. 주택담보 대출은 연 3.86%로 전월보다 0.11% 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이용고객의 신용도에 따라 금리 진폭이 큰 소액 가계대출은 연 6.33%로 전월보다 0.10% 포인트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이달 기준금리가 인하됐기 때문에 은행의 여·수신금리 하락세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금리 추세가 길어지면서 국내 기관투자가의 해외 증권투자는 3분기 연속 증가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의 외화 증권투자 잔액(시가 기준)은 692억 달러로 2009년 말(703억 달러) 이후 가장 높다.

한은 관계자는 “보험사 및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채권 및 코리안 페이퍼(Korean Paper) 투자가 특히 확대됐다”고 말했다. 코리안 페이퍼는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이 외국에서 발행한 외화표시증권을 말한다.

자산운용사와 보험사의 투자 잔액이 각각 16억 달러, 14억 달러 늘었다. 종목별로는 채권과 코리안 페이퍼 투자 잔액이 각각 29억 달러, 13억 달러 증가했다. 주식은 2억 달러 감소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