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내리는데… 브라질 금리 0.5%P 전격 인상 왜

입력 2013-05-30 18:36

브라질 중앙은행이 ‘물가냐 성장이냐’의 기로에서 물가를 선택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7.5%에서 8.0%로 0.5% 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0.25% 포인트를 크게 웃돈 수치다. 지난달에도 브라질 기준금리는 0.25% 포인트 인상된 바 있다. 주요 20개국(G20) 중 기준금리를 올린 곳은 브라질이 유일하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의 저금리 기조 유지와 양적완화 경쟁 속에서 브릭스(BRICs) 국가인 브라질의 이번 결정은 돈을 풀어도 성장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주목된다.

금리 인상 발표 직전 브라질 국립통계원(IBGE)은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6% 성장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이나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 범위인 0.9∼1.05%를 밑돈 수치다.

더딘 성장세에 비해 물가상승 속도는 빠르다. 지난해 말 5.84%였던 브라질의 물가상승률은 현재 6.46%로 물가억제 상한인 6.50%에 근접해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물가상승률 억제 기준치를 4.5%로 설정하고 ±2% 포인트의 허용한도를 두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7.25%로 유지하는 동시에 세금 감면 등 부양책을 썼지만 결과는 물가상승만 촉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물가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이 경기둔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이날 짤막한 성명을 통해 “만장일치로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면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 조정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