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실적 좋을수록 ‘동반성장 성적’도 우수

입력 2013-05-30 18:30

경쟁사보다 경영실적이 좋은 대기업이 동반성장 성적도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30일 동반성장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반위가 지난 27일 발표한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은 기업들은 같은 업종에서 낮은 등급을 받은 기업보다 2012년 연결기준으로 더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동반위는 73개 대기업을 전기·전자, 기계·자동차·조선, 화학·비금속·금속, 건설, 도소매·식품, 통신·정보서비스 등 6개 업종으로 분류하고, 동반성장 수준에 따라 우수·양호·보통·개선의 4개 등급을 매겼다.

전기·전자업종의 경우 2년 연속 우수 등급을 받은 삼성전자는 지난해 14.4%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반면 한 단계 낮은 양호 등급을 받은 LG전자는 2.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자동차 업종에서도 업계 1, 2위인 현대자동차(10.0%)와 기아자동차(7.5%)는 양호 등급을 받았지만 지난해 영업적자였던 한국지엠(-1.0%)은 보통 등급을 받았다.

조선업과 건설업, 통신·정보서비스 업종에서도 실적과 동반성장 등급이 비례했다. 이동통신 3사의 경우 우수 등급을 받은 SK텔레콤의 영업이익률은 10.8%인데 비해 양호 등급을 받은 KT는 5.1%로 조사됐다. 1.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LG유플러스는 보통 등급에 그쳤다.

하지만 유통업계는 실적과 동반성장 등급이 반비례하는 정반대의 경향을 보였다.

백화점의 경우 보통 등급을 받은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각각 9.1%와 10.3%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데 비해 28.0%나 되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현대백화점은 가장 낮은 등급인 개선을 받았다. 모두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홈쇼핑업체들도 GS홈쇼핑(12.9%)이 보통 등급을 받았고, 현대홈쇼핑(20.1%)과 CJ오쇼핑(13.1%)은 개선 등급을 받았다.

이에 대해 보통 등급을 받은 기업 관계자는 “평가에서 자금 지원에 대한 배점이 높아 실적이 좋은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동반성장 프로그램에 투자할 여력이 많은 만큼 좋은 등급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동반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3.6%와 2.1%의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지만 협력사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스킨십을 많이 해 우수 등급을 받았다”며 “평가에 여러 요인이 있어 실적과 등급이 항상 연동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