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대사에 듣는다] ④ 이병기 주일 대사 (끝)
입력 2013-05-30 18:28
“日 올바른 역사인식해야 양국간 신뢰도 생겨날 것”
이병기(66) 신임 주일대사는 30일 “남북관계뿐 아니라 한·일관계에도 신뢰프로세스가 필요하다”며 “(일본이) 올바른 역사인식을 해야 한국과 일본 사이에 신뢰가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4일 부임하는 이 대사는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주일대사로 나간 뒤 어떤 것부터 한·일관계를 단계적으로 안정화시킬 수 있을지 살펴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과거사와 관련된 일본 유력 인사들의 잇따른 망언에 대해 “어떻게 하면 저 사람들의 역사 인식을 제대로 만들어줄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오늘 이야기도 아니지만 여러 뜻이 있지 않겠느냐. 7월 참의원 선거를 의식한 것일 수도 있다”며 “이런 것은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사는 한·일관계와 관련해 “길게 보면 일본을 떼고 우리가 살 수 없고 한국 없는 일본도 있을 수 없다”며 “큰 배가 미래를 향해 가야 하는 상황에 지금 암초를 만나 기우뚱하고 있는데 다시 이 배가 편안하게 미래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또 “대사는 바른 소리만 하면 된다”며 “일본 국민의 양식을 믿고 큰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사는 “과거에는 지도층끼리는 잘 통했고 젊은 층끼리는 안 통했는데 요새는 지도층은 안 통하고 국민은 서로 통한다”면서 앞으로 양국의 지도층과 일반 국민 보두 잘 통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사는 한·일 정부 고위급 인사 교류에 대해선 “외교부 장관을 포함해 고위급 교류가 자주 있어야 한다”며 “지금은 역사 문제가 있어서 그렇지 어차피 영영 안 할 것도 아니고 고위급 교류는 풀어나갈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일의원연맹 등을 빨리 복원해서 정치인 간 대화를 해야 갈등이 덜 생길 것”이라며 정치인 간 교류 중요성도 피력했다.
직업외교관 출신인 이 대사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무적 조언을 해온 원로그룹 중 한 명이다. 1985년 민정당 총재보좌역으로 정치에 입문한 뒤 외교부 본부대사,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2차장 등을 지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