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인 윤석화 부부·대학총장 등 5명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 만들어
입력 2013-05-30 18:22 수정 2013-05-30 22:12
연극인 윤석화씨 부부 등 국내 금융·예술·교육계 인사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는 윤씨와 윤씨의 남편인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 이수형 삼성전자 준법경영실 전무, 조원표 앤비아트제이 대표, 전성용 경동대학교 총장 등 5명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와 싱가포르 등에 모두 10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운영해 왔다. 뉴스타파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으로 작업하고 있다.
김 전 사장은 1990년부터 차례로 버진아일랜드에 있는 6개 회사에 이사·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93년 설립한 ‘STV아시아’에는 부인 윤씨도 같이 주주로 등재됐다. 김 전 사장은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수배됐으며 2000년부터 해외에 머물고 있다. 그는 뉴스타파에 “페이퍼컴퍼니는 홍콩에서 일반화된 형태”라고 해명했다. 윤씨 측도 남편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명의만 빌려줬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2005년 설립한 ‘에너지링크 홀딩스 리미티드’에는 김 전 사장과 윤씨는 물론 조 대표와 이 전무도 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전무는 삼성 관계자로는 처음 탈세 의혹 명단에 오른 데다 현직 준법경영실 전무라는 위치 때문에 논란이 예상된다. 삼성 측은 “이 전무가 명의를 빌려준 시점은 2005년 6월로 삼성 입사 시점(2006년 5월) 이전이어서 삼성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 전무는 “모 일간지에서 같이 일했던 사이인 조 대표가 2005년 무렵 김 전 사장과 동업하기로 한 뒤 같이 이름을 올리자고 요청함에 따라 투자도 아니고 대가를 받는 것도 아니어서 그렇게 하자고 하면서 여권번호와 영문 이름을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당시에는 이 회사가 페이퍼컴퍼니인줄 몰랐다고 덧붙였다.
전 총장은 2007년 본인 이름을 딴 ‘전성용’이라는 페이퍼컴퍼니를 비롯해 모두 4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다른 회사를 이사·주주로 내세웠지만 수익 주주(beneficial owner)는 전 총장으로 등재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다음달 3일 4차 발표를 할 예정이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