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신중… 언론은 비상한 관심

입력 2013-05-30 18:11

일본은 30일 라오스에서 북한으로 최근 강제 송환된 10∼20대 탈북자 9명 중 납북 일본인 여성의 아들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에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한국에서 그런 보도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외교 루트를 통해 사실관계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정부는 모든 납치 피해자에 대한 정보 수집 및 분석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일본은 주한 일본 대사관을 통해 일본인이 포함됐는지 여부를 한국 외교부에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은 최근 방북한 이지마 이사오 내각관방 참여가 북한 관리와의 만남에서 납북자 전원 즉시귀국과 진상 규명, 관련 책임자 인도 등을 요구한 상황에서 납북자 아들이 탈북에 실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교도통신을 비롯한 주요 언론은 북송된 23세 탈북자의 어머니는 1977년 10월 사라진 마쓰모토 교코(65)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실종 당시 29세였던 마쓰모토씨는 돗토리현 요나고시 자택 인근에서 손뜨개 교실에 가기 위해 외출한 뒤 사라졌다. 그는 함경북도 청진에 거주하다 수년 전 평양으로 거주지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언론은 특히 외교관 여권을 사용한 북한 관계자가 직접 이들을 데리러 온 점, 미리 비행기편을 준비한 점 등을 근거로 북송된 탈북자 중에 중요 인물이 포함됐을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납북자 가족이 포함됐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마쓰모토의 가족은 “정부로부터 30일 아침에 연락이 와서 그런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동생이 북한에서 결혼했다는 얘기는 얼핏 들었지만 아이가 있다는 얘기는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진위여부는 반반이라고 본다”면서 “사실이라면 정부가 하루빨리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북송된 탈북자가 일본인 납북자 자녀라는 시각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일본인 납치 피해자와 가족의 행동은 엄격히 관리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실제로 이들의 탈북이 가능한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당초 ‘고아’로 알려졌던 이들 탈북자의 신원을 둘러싸고 혼란이 거듭되고 있는 점도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일본 언론은 전하고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