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진드기 공포 확산에 농번기 일손 확보 비상

입력 2013-05-30 18:02

‘야생 진드기’ 공포가 확산된 이후 농번기를 맞은 농촌에 비상이 걸렸다. 일손 구하기가 힘들어진데다 의심환자 발생지역의 농산물 출하도 일부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30일 “농번기를 맞았지만 예년보다 농촌 일손을 거들려는 인력이 드물어 농민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나주지역 과수농가의 경우 요즘 배 열매 솎기작업과 봉지 씌우기 작업이 한창이다. 하지만 일손 구하기가 만만치 않아 광주지역 인력시장 등에서 많은 임금을 주고 인부를 데려와야 하는 실정이다.

노안면 김순철(55)씨는 “과수원의 경우 살충제를 뿌리기 때문에 진드기가 거의 없는데 심리적인 이유가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왕곡면에서는 광주에 사는 강모(61·여)씨가 이 곳에서 쑥을 캐고 돌아간 뒤 야생 진드기 감염증세를 앓았다고 최근 언론에 보도된 것을 계기로 참외 출하가 일부 차질을 빚고 있다. ‘왕곡참외 직거래장터’가 매주 한 차례씩 열리고 있는데 10∼20% 매출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양파와 마늘 수확기를 맞은 무안지역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이맘때는 1800여명이 자발적으로 농촌일손 돕기 봉사활동에 참여하겠다고 무안군에 접수했지만 올해는 1250여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일로읍 최환규(49)씨는 “급한 마음에 지난주부터 용역회사를 통해 일당 10만원을 주고 인력을 양파 밭에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과 주산지인 안동·의성·청송·영주 등 경북 북부지역의 과수농과들도 일손 부족을 겪고 있다. 사과를 재배하는 김동진(48·안동 길안면)씨는 “늦어도 다음달 중순까지 적과를 끝내야 하는데 야생 진드기 여파로 일손 구하기가 어려워 걱정이 태산”이라고 푸념했다.

마늘 주산지인 제주시 구좌읍 농민들도 일손 구하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농민들은 올해 마늘 작황이 좋아 생산량이 늘었지만 웃돈을 줘도 일손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늘밭일 일당은 지난해 6만원에서 올해 6만5000원으로 올랐다.

구좌읍 김녕리 한모(73)씨는 “돈을 주겠다고 해도 일손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친척이나 이웃의 도움으로 겨우 인부를 얻어 수확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안·안동·제주=장선욱 김재산 주미령 기자 swjang@kmib.co.kr